‘악마를 보았다’ 에서 이병헌이 탄 SUV는 어디꺼지?

2010-08-18     이상준 기자

[매일일보비즈] 지난 12일 개봉한 김지운 감독의 화제의 영화 ‘악마를 보았다’. 파격적인 스토리와 폭력적인 장면으로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지만 주말 예매순위 2위에 오르는 등 우려 섞인 호기심은 더욱 커졌다. 영화 속 악마를 직접 보고 나온 관객들의 반응은 역시 엄청난 충격이라는 내용이 지배적이다.

그런데 영화 속에서 약혼녀를 잃은 주인공 ‘김수현’역의 이병헌이 타고나온 SUV가 눈길을 끈다. 이 SUV 차량은 주인공과 함께하며 주요 이동장면에 등장하여 세련미를 뽐내지만, 얼핏 보이는 엠블럼의 문양이 낯설기 때문이다. 처음 본 관객들은 영화 속 SUV가 수입차인지, 어떤 브랜드의 차인지 등의 궁금증을 나타내고 있다.

정답부터 말하자면 일반 SUV보다는 묵직한 외향에, 실내는 고급 세단의 느낌이 나는 그 SUV는 수입차가 아닌 국산차로, 기아차의 프리미엄급 SUV인 ‘모하비’다.

2008년 SUV중 최고의 플래그쉽으로 출시한 모하비는, 마찬가지로 기아의 최고급 세단인 오피러스와 같은 고유 엠블럼을 사용했다. 게다가 현재 신차 디자인의 중심인 호랑이 그릴을 적용하지 않고, 직선의 단순함을 최대로 살린 군더더기 없는 자태에 처음 본 사람은 기아의 자동차라고 알아채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또한 대형급 SUV인 모하비는 중형급인 스포티지R이나 쏘렌토R처럼 대중화보다는 보다 소득수준이 높은 타겟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수요가 많지 않다. 도로에서도 흔히 보이지 않고 그로 인해 더욱 시선을 집중시키기도 한다.

이병헌이 타고나온 모하비는 2010년형 모델로 가격은 디젤 모델이 3359만원~4605만원, 가솔린 모델이 3200만원~4855만원이다. 세단으로라면 그랜저, K7등과 같은 고가의 모델로 출시 이후 올해까지 1만8천여대 판매되었다. 동급차종인 현대차 베라크루즈에 비해 만여대가량 뒤쳐지지만 중고차시장에서의 인기만큼은 점잖은 악마 모하비의 완승이다.

일례로 2008년도에 판매된 KV300 고급형의 경우 신차가격이 4,451만원인데, 중고차사이트 카즈에서 거래되고 있는 중고차가격은 3500만원대이다. 감가율이 약 20%정도인 셈인데, 최고 인기모델인 쏘나타 트랜스폼의 17~18%에 비해 다소 높은 편이지만, 동급경쟁 모델인 베라크루즈가 약 25%, 타겟의 소득수준이 비슷한 그랜저TG의 감가율도 25~26%에 비해서는 월등히 낮은 수치이다.

이에 대해 카즈 박성진 마케팅 담당은 “현재 나타난 모하비 중고차의 잔존가치는 수요가 적은 대형차일수록 중고차가격이 빠르게 떨어지는 업계 특성을 거스르고 있는 셈”이라며, ”특히 경쟁모델인 베라크루즈. 렉스턴 등이 25~30% 안팎의 잔존가치를 보여준 것과 비교했을 때, 모하비에 대해 평가가 높고, 해당 차종간 수요 고객이 다른 경쟁모델보다 훨씬 많다고 풀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