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소장 김삼기)는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진행한 경북 고령 지산동 고분군 518호분의 발굴조사 성과를 담은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1일 밝혔다.고령 지산동 고분군(사적 제79호)은 대가야(大加耶) 시대 최고지배집단의 고분이 모여있는 곳으로, 700여 기의 봉토분(封土墳)이 분포해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봉토분(封土墳)은 흙 또는 돌을 쌓아 크게 만든 무덤을 말한다.
32개의 순장(殉葬)무덤이 같이 들어있던 44호분 등 고분군의 북쪽 지역은 과거 여러 번 발굴되었는데, 이번에 남쪽에 위치한 518호분의 발굴조사도 마무리됨에 따라 지산동 고분군의 전체적인 모습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518호분 조사에서는 하나의 봉토 안에 부장곽(副葬槨)을 나란히 두고 만든 주인공 무덤과 5기의 순장무덤이 확인되었고, 480여 점의 각종 유물이 출토됐다.부장곽(副葬槨)은 주인공을 안치하는 공간과 별도로 만들어, 각종 부장품(副葬品) 또는 순장자(殉葬者)를 묻는 시설을 말한다.
고분은 도굴때문에 주인공 무덤의 절반가량이 파괴됐으나, 관모(冠帽)에 부착되는 새 날개 모양의 금동제(金銅製) 장식, 가는 고리를 엮고 하트모양의 장식을 매단 금은제(金銀製) 귀걸이와 함께 갑옷과 투구(갑주, 甲冑), 화려하게 장식된 말갖춤(마구, 馬具) 등이 발견돼 이 무덤이 1,500년 전 대가야 전성기의 지배자 무덤임을 짐작하게 해준다.
관모(冠帽)는 지배 계층의 위계(位階)를 상징하는 머리에 쓰는 모자로, 고령 지산동 고분군에서 5호분(傳 금림왕릉), 73호분, 75호분에 이어 4번째로 출토됐다.고분은 지름이 17m에 달하는 봉토는 점토덩어리를 이용해 공간을 나누어 흙을 쌓는 구획성토(區劃盛土) 방법으로 조성했다.특히 순장무덤을 만들 때 주인공 무덤과 동시에 만들기도 하고, 봉토를 쌓으면서 만들기도 해 순장무덤의 만들어지는 순서가 서로 다르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돼 대가야 순장문화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점토덩어리는 무덤을 쌓을 때 구획의 경계, 무덤 주변, 석곽(石槨)의 돌 사이에 채운 축조재료로 주로 가야와 신라권역에서 나타나지만, 영산강 유역과 일본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는 발굴조사 과정과 출토유물 소개 외에도 고분군의 무덤 축조기법과 토기, 장신구, 말갖춤, 갑옷과 투구 등 유물의 연구 내용도 함께 수록돼 대가야 고분문화의 특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해당 보고서 원문을 누리집(자료마당-원문정보)에 올려놓아 관심 있는 국민은 누구나 쉽게 열람할 수 있게 했으며, 오는 3월 중 관련 기관을 중심으로 해당 보고서를 배포할 예정이다. 또한, 올해 하반기에는 고령 대가야박물관과 공동으로 전시회를 열어 발굴조사의 주요 성과와 출토유물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