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용산역세권개발, 삼성 빼고 새 판 짠다”
김흥성 코레일 대변인은 19일 서울 광화문빌딩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삼성물산이 대표사로서의 역할 수행을 거부하고 있다"며 "대표 주관사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할 경우 삼성물산이 빠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코레일은 자산관리회사인 용산역세권개발(AMC)의 경영권을 반납해 줄 것을 지난 13일 삼성물산측에 직접 요청했다. 그러나 삼성물산측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삼성물산의 계열사로 45.1%의 지분을 갖고 있는 AMC는 용산국제업무지구개발사업 시행사이자 페이퍼 컴퍼니(종이회사)인 드림허브PFV의 위탁을 받아 사업을 실질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자산관리위탁회사다.
김 대변인은 "앞으로 AMC의 전면적 구조개편을 통해 새로운 대안을 모색할 것"이며 "진정으로 사업의지를 갖고 있는 외부 건설투자자에 대해 문호를 개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이 AMC의 지분을 내놓으면 이를 통해 다른 투자자의 참여를 유도하거나 코레일이 직접 인수하겠다는 뜻이다.
코레일은 오는 23일 예정된 드림허브PFV의 이사회에서 이 같은 안건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만일 이사회에서 결의가 되지 않는다면 특별결의를 통해 주주총회에서 삼성물산이 빠지도록 결론을 낼 수 있다고 확신했다.
또 삼성물산이 사업에서 물러나면 그동안 지급보증에 반대해 오던 나머지 16개 건설투자자들의 태도도 변화할 것으로 코레일은 보고 있다.
김 대변인은 "오늘 기자회견을 30개 드림허브PFV 출자사들은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며 이날을 기점으로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공공개발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 "용산역세권 부지가 서울시 땅도 아닌 코레일 땅인데 어떻게 서울시가 공공개발에 나설 수 있겠냐"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그는 이어 "서울시의 요구로 서부이촌동이 사업구역에 포함돼 많은 부담이 추가됐다"며 "코레일이 부담을 감수했듯이 서울시도 이에 상응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SH공사는 서울시를 대리해 용산역세권개발사업에 지분 4.9%로 참여하고 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서부이촌동 개발예정지 주민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난입해 기자회견이 잠시 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