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삼성물산 사업성 운운 자격 없다”

2011-08-19     허영주 기자

[매일일보비즈] 용산국제업무지구(용산역세권) 개발사업과 관련해 코레일이 삼성물산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코레일 김흥성 대변인은 19일 서울 광화문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업계획을 만들고 자금조달계획에 따라 토지 매입가격을 결정하고 계획 집행을 주관해 온 당사자가 삼성물산”이라며 “삼성물산은 사업성을 운운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흥성 대변인은 이어 “대표 주관사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할 경우 용산역세권개발사업에서 삼성물산이 빠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 코레일은 자산관리회사인 용산역세권개발(AMC)의 경영권을 반납해 줄 것을 지난 13일 삼성물산측에 요청했다.

김 대변인은 또 “AMC의 전면적 구조개편을 통해 새로운 대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진정으로 사업의지를 갖고 있는 외부 건설투자자에 대해 문호를 개방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흥성 코레일 대변인과의 일문일답.

-건설사만 지급보증을 서는 것은 불공평하지 않나.

△17개 건설투자자(CI)들은 드림허브PFV 자본금 1조원 중 20%인 2000억원을 출자한 것이 전부이며 투자수익과는 별도로 시공권에서 이익을 낼 수 있다.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은 잠정 공사비만 9조원이다. 출자액에 비해 대규모 시공권을 차지할 수 있는 건설사들이 사업에 좀 더 기여하고 지급보증을 하라는 것이 무리한 요구는 아니다.

또 그동안 대부분의 자금조달 부담을 코레일이 해소해 줬고 부족자금 중 9500억원만 시공권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지급보증하라는 것인데 마치 모든 부담을 건설사에 씌우는 것처럼 (CI들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성이 악화됐다는데.

△사업계획을 작성하고 자금조달계획에 따라 토지매입가격을 결정하고 이를 집행해 온 당사자가 바로 삼성물산이다. 또 경기 부침에 따라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기업의 기본 업무인 만큼 삼성물산은 사업성을 운운할 자격이 없다.

오히려 삼성물산은 작년 10월 사업협약 변경 당시 2조8000억원의 이익이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가 불과 몇 달 후 5조원 가까이 적자가 발생하다. 또 다시 사업협약을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삼성물산 내부에 무슨 일이 있어 8조원에 가까운 사업수지가 흑자에서 전자로 전환됐는지 오히려 되묻고 싶다."

-땅값이 비싸다는 주장이 있는데.

△용산역세권개발 사업자 공모시 감정 평가 결과 등에 따라 용산부지의 최저가격은 5조8000억원으로 제시했다.

당시 공개경쟁 입찰에서 삼성물산 컨소시엄은 코레일이 제기한 가격보다 2조2000억원이 많은 8조원을 제시했다. 경쟁사가 제시한 가격은 7조8900억원이었다. 이제 와서 땅값이 비싸다고 말하는 것은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계약해지 뜻이 없는 것인가.

△계약해지를 안하겠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삼성물산이 빠진다는 조건하에 계약해지를 유보하겠다는 것. 또 계약해지 권한을 행사하지 않더라도 9월17일 도래하는 128억원의 이자를 못 내면 계약이 자동 해지된다.

-삼성물산의 드림허브 출자지분은 어떻게 하나.

△AMC에서만 빠지던지 드림허브PFV 지분 6.4%까지 매각하던지 그것은 삼성물산이 판단할 문제다.

-삼성물산의 AMC 경영권 반납은 드림허브PFV 이사회 결정사항인가.

△오는 23일 드림허브PFV 이사회가 있다. 이사회에서 이 내용에 대해 해법을 짤 것이다. 만일 이사회에서 결의하지 못 한다면 주총 특별결의를 통해서 결론 낼 수도 있다.

-AMC 구조개편하는데 참여의사 밝힌 투자자 있나.

△삼성물산이 빠지게 된다면 나머지 16개 CI들이 시공권을 갖게 된다. 또 공사물량의 80%는 지급보증을 많이 선 건설사에게 주기로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삼성물산이 빠지게 되면 CI들의 입장도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CI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건설사들, 예컨대 경쟁입찰에서 떨어진 컨소시엄사들이 들어올 수도 있다.

-삼성물산이 빠지지 않는다면.

△사업협약해지를 우리가 직접 행사할 수도 있고 자동 계약해지가 되도록 협조를 일부러 안 할 수도 있다.

-삼성물산이 AMC의 경영권을 반납하면 누가 행사할 것인가.

△경영권을 코레일이 직접 행사할지 다른 투자자에게 넘길 것인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이는 드림허브PFV 이사회에서 결정할 일이다.

-이대로 9월17일 이자납기일이 도래한다면.

△23일 이사회에서 이 사안을 논의한다면 9월17일 이전에는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날 것이라고 본다. 앞으로는 이 사업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공개해 누가 옳고 그른 것인가를 국민들의 판단에 맡기겠다.

-서울시의 공공개발 가능성은.

△공공개발이 간단치는 않다. 용산역세권 부지가 코레일 땅인데 어떻게 서울시가 공공개발을 할 수 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