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연극 '보이첵' 지독한 운명의 소용돌이 속, 파멸하는 한 남자

2017-03-03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순수했던 한 남자의 비극적인 삶을 담은 연극 <보이첵>이 3일부터 12일까지 대학로 달빛극장에서 개막된다.  
 
이 작품은 24세에 요절한 독일의 작가 게오르그 뷔히너의 미완성 유작으로, 실존인물 ‘보이첵’이 연인을 살해하고 자신도 목숨을 잃게 되는 실제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연극이다.
 
게오르그 뷔히너는 독일 외과의사의 아들로 태어나 슈트라스부르크대학과 기센대학에서 의학, 철학, 역사를 배웠다. 생전에는 희곡 〈당통의 죽음〉만이 출판됐으나 20세기에 들어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그의 작품 소재들은 대체로 정치와 사회 현실에 관한 것이지만, 그 속에는 인생에 대한 지혜와 깊은 통찰이 있다.

특히 그의 대표작 <보이첵>은 부조리극의 시초로 불리며 미완성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재해석을 통해 오페라, 영화 뿐만아니라 최근에는 뮤지컬로도 발표된 바 있다.이번에 ‘극단 등대 명작시리즈’ 첫 번째 작품으로 선보이는 <보이첵> 역시 연출을 맡은 장윤호가 원작이 가지고 있는 날카로운 비판을 담아 재구성한 것이다.연극 <보이첵>은 가난과 착취, 폭력으로 인해 점점 파멸로 치닫는 세상의 무자비함에 몸부림치며 그 속에서 깨어나는 인간의 본성과 상실에 대해 이야기한다.

멸시와 조롱의 대상이 되는 비천한 군인 ‘보이첵’으로는 <형제의 밤>, <소년, 문턱에 서서> 유용과 <망원동 브라더스> 배천수, 그의 아내 ‘마리’역에는 <어떤 동산>, <세상이라는 거대한 연극> 장희정과 <셜록홈즈>, <우연히 행복해지다> 송진영이 각각 더블캐스팅 됐다.
여기에 <우리집에 왜왔니>, <셜록홈즈>의 윤계열과 허승호, 조현철 등 대학로의 젊은 배우들이 무대를 채운다. 

이처럼 불평등하고 인간성을 상실한 사회 속에 살아가는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자신보다 약한 자를 공격하는 계급사회의 부조리와 폭력성을 그려내며 그로인해 학대받는 인간의 나약함을 보여준다.  소수의 강자들이 다수의 약자들에게 행하는 폭력과 이기적인 행태를 적나라하게 표현한  <보이첵>은 특권층의 절대권력으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약자들의 몫이 되어버린 침체된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과 닮아있어 씁쓸함을 느끼게 한다.  

□ 시놉시스
가난한 말단 군인 보이첵에게는 마리와 함께 행복하게 사는 것만이 유일한 꿈과 희망이다. 그는 중대장의 면도를 해주는 일과 군의관의 생체 실험에 지원하는 등 생계를 위해 온갖 잡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마리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던 악대장은 그녀를 목걸이로 유혹하여 하룻밤을 보낸다. 시간이 지날수록 정신 착란 증세를 보이던 보이첵은 마리가 부정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내 걷잡을 수 없는 절망감과 광기에 휩싸여 마리를 죽이기로 결심하는데...

세상과 사랑에 상처받은 약자들의 비애를 담은 연극 <보이첵>은 3월 3일(금)부터 12일(일)까지 대학로 달빛극장에서 공연되며 인터파크와 대학로티켓닷컴에서 예매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