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년 맞은 ISA, 키움증권 홀로 ‘승승장구’

6개월 수익률 7%대…초고위험 전략 먹혔다
로보어드바이저로 매주 자산배분 점검
저수익에 이탈행렬 ‘사면초가’ ISA 시장 활로 뚫을까

2017-03-05     김현정 기자

[매일일보 김현정 기자] 정책상품으로 화려하게 등장했다가 이내 시장의 외면을 받은 ‘제2의 재형저축’ 우려에도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시장의 강자는 있었다. 키움증권은 7%대 중수익으로 다른 증권사들을 압도하는 성과를 냈다.

일부 증권과 은행을 제외하면 같은 기간의 평균 수익률이 극히 미미한 상황에서 홀로 선방했다. ‘ISA 강자’로 떠오른 키움증권이 사면초가 ISA 시장의 활로를 뚫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6개월 수익률 기준으로 키움증권[039490]의 모델포트폴리오(MP) 4개가 일임형 ISA 10위권에 오르며 순위권에 가장 많이 이름을 올린 금융회사로 자리매김했다. 일임형 ISA는 금융사가 투자를 위임받아 운영하는 상품으로서 ISA는 신탁형(고객이 투자상품을 직접 선택)과 일임형으로 나뉜다.

초고위험 MP 유형 가운데 기본투자형(7.75%)과 목표달성형(7.75%)이 나란히 1~2위를 차지했고 배당형(3.72%)은 6위를 기록했다. 고위험 유형 중에서는 기본투자형(3.24%)이 10위를 점했다. 순위권 내 여러 번 이름을 올린 것은 키움증권을 제외하면 신한금융투자(4위, 7위)뿐이다. 은행·증권업권간 비중으로는 기업은행(8위), 신한은행(9위)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증권사 MP였다.

금융사 25곳의 일임형 ISA MP 수익률을 살펴보면 성적은 극도로 저조하다. 최근 6개월 수익률이 평균 0.49%(연환산 0.98%)로 업권별로 떼어놓고 봐도 증권 0.73%, 은행 0.01%로 수익 저하가 극심하다.

만능통장으로 불리며 출시 초반 기대를 모았던 ISA이지만 저금리 장기화에 증시 침체를 피할 길이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ISA를 떠나는 가입자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올해 1월 말 기준 일임형 ISA 가입자 수는 27만명으로 작년 말 27만7000명 대비 한 달 만에 7000여명이 줄어들었다. 작년 3월 도입됐을 당시 1만5000명에서 같은해 6월 말 23만5000명으로 폭증하고서 꾸준히 늘어 11월 말 27만9000명으로 정점을 찍었으나 연말연초를 맞아 이탈 고객이 늘었다.

5년(ISA)과 7년(재형저축)의 기간 동안 가입을 유지해야 장기투자 혜택을 볼 수 있는데 출시 1년 만에 이탈자가 속출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ISA에 대한 세제 햬택을 늘리고 장기가입 상품의 단점을 보완해 다시금 인기몰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증권사들은 초고위험을 감수한 리스크 투자로 싸늘한 ISA 시장에서도 선방했다. 키움증권의 경우, 수익률 호조 비결로 금융공학 모델을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을 통해 자산배분을 쉴 새 없이 점검하는 운용전략을 꼽았다.

민석주 키움증권 투자솔루션 팀장은 “정교한 자산배분을 위해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으로 국가별 이익 추정치를 산출하고 이를 토대로 주식형펀드의 투자비중을 결정한다”며 “MP 운용역과 리서치센터 글로벌전략팀이 매주 운용회의를 열어 자산배분과 운용현황을 점검하고 대내외적으로 발생하는 시장 이벤트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