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호주의 확산과 한국의 통상전략 세미나’ 개최

트럼프 정부 통상정책 및 산업별 대응전략, 글로벌 보호주의 확산과 대응 논의

2017-03-09     변효선 기자
[매일일보 변효선 기자] 산업연구원은 국민경제자문회의, 국제통상학회  등과 9일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A)에서 ‘신보호주의 확산과 한국의 통상전략’을 주제로 공동세미나를 개최했다.이날 세미나는 신보호주의로 대변되는 통상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우리나라의 지속성장을 위한 통상정책을 도출하기 위해 마련됐다.행사에는 △이영선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전재호 파이낸셜뉴스 회장 △최병일 국제통상학회 회장 △우병규 산업연구원 원장을 비롯한 통상전문가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세미나는 ‘트럼프 정부의 통상정책과 산업별 대응전략’과 ‘글로벌 보호주의 확산과 한국의 대응’을 주제로 2개 세션으로 나누어 진행됐다. 각 세션은 해당 주제 발표, 전문가들의 토론 그리고 참석자들과의 질의응답으로 이뤄졌다.첫 번째 세션에서는 산업연구원의 문종철 부연구위원이 ‘미국의 통상전략 변화가 한-미 간 산업별 무역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전략’에 대해 발표를 진행했다. 이어서는 이진면 연구위원이 ‘미국의 대중국 통상정책 변화에 따른 국내산업 영향과 대응방안’을 발표했다.문종철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공약과 취임 이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가 양국 FTA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그에 따른 시나리오별 파급효과를 분석했다.문 부연구위원은 “한-미 FTA가 파기되는 경우 양국 간 교역규모가 30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나 이 경우에도 MFN 관세율 적용에 따라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흑자는 증가할 것이다”고 전망했다.반면 양국 FTA의 재협상 없이 한-미 FTA에서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미국이 한국의 수출을 견제할 경우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수지는 약 4억 달러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그는 “어느 경우에라도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 규모는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한-미 FTA가 양국에 상호 이익이 되는 협정임을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FTA 체결 이후 우리나라의 대미 투자가 미국 내 일자리 창출 등 트럼프 행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에 기여해온 바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표자료 나선 산업연구원 이진면 연구위원은 ‘미국의 대중국 통상정책 변화에 따른 국내산업 영향과 대응방안’에서 미-중, 한-중, 그리고 미국 수입시장에서 한-중 경쟁관계를 입체적으로 분석했다.이 연구위원은 “미국 시장에서 한-중 수출경합도가 전체적으로 높지는 않으나 미국의 대(對)중국 무역적자가 심한 전기전자, 일반기계의 경합도가 높아 미국의 대중국 수입규제가 이들 품목에서 한국의 대미 직접수출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이어 “그러나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의 큰 부분이 중국의 대미 수출품에 들어가기 때문에 미국의 중국에 대한 수입제재가 우리나라 생산과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긍정적인 영향을 상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이 14개 상위 대중 수입품목에 대해 45%의 추가관세를 부과할 경우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과 생산은 각각 12억 달러, 55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이러한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미-중간 통상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수집해 선제적인 대응조치를 우선적으로 강구해야 한다”며 “또한 중간재에 편중된 대중(對中) 수출 구조 개선으로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강화하는 한편 미-중간 무역마찰로 인한 미국 직접수출의 확대 가능성을 십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글로벌 보호주의 확산과 한국의 대응을 주제로 진행된 두 번째 세션은 최원목 이화여대 교수의 ‘신보호주의 시대의 글로벌 통상정책 기조’, 정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통상본부장의 ‘글로벌 보호주의 확산과 신통상질서’ 발표가 있었다.최원목 교수는 다자주의, 지역주의, 양자교섭 세 측면에 걸쳐 통상정책 기조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면서 △WTO △이슈별 다자간 협정 △양자간 자유무역협정으로 이뤄진 중층적 구조를 주요 특징으로 꼽았다.그는 “최근까지 다자간 협정이 주춤하는 사이 지역 차원에서는 TTP, TTIP, RCEP와 같은 메가 FTA와 양자간 FTA가 붐을 이뤘으나 대외적으로는 브렉시트, 트럼프 정부의 TTP 참여 철회 등 무역자유화의 흐름에 역행하는 흐름이 커지고 있고 국내적에서도 반개방, 반FTA를 주장하는 정치 세력이 힘을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FTA 동력 약화가 자원의 효율적 재배분을 저해하여 생산, 고용, 성장에 걸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 표명하였다. 또한 글로벌 양자관계의 중심축인 미-중간 관계가 기존 강대국과 신흥 강대국간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였다.
   
최 교수는 이에 통상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방향으로 RCEP와 같은 메가 FTA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글로벌 가치사슬 형성 지원의 일환으로 FTA 간 통합된 규범 정립이 필요하다”며 “아세안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로 가치사슬 연계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ITA, TISA와 같은 이슈별 다자무역협정 체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개도국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것도 통상전략 방향으로 지적했다.이어 그는 “국내적으로는 비관세장벽 제거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FTA로 인한 물가하락 효과가 소비자에게 체감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FTA의 효율적 이행체제를 확보하는 등 FTA의 경제적 이득이 현실화 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정철 무역통상본부장은 발표에서 보호무역주의 확산 경향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업계의 대응이 현지화로 집약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의 주요 측면은 다자주의의 약화, FTA/RTA, 메가 FTA 같은 신지역주의의 확산, 글로벌 가치사슬의 심화 등이다”며 “글로벌 무역 패러다임의 변화가 다자간무역체제와 양자 FTA, 메가 FTA를 거쳐 다시 양자협력의 시대로 복귀하는 것 아닌가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정철 본부장은 우리나라의 대응방향으로 현지기업, 지역공동체와 네트워크를 구축해 활용하는 등 현지화를 통한 협력을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또 △새로운 통상질서 구축을 위한 다자체제의 복원 △상호주의 강조 △중견국과 국제공조체제 강화 △디지털무역, 4차 산업혁명 등 새로운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경제협력을 강화 등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