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른 황금돼지해, 전국 희망의 ‘해맞이’
전국 주요 도심 축제 분위기…28개 지역에 30만여명
2007-01-01 매일일보
[매일일보제휴사=뉴시스] 정해년(丁亥年) 새해가 밝았다. 올해도 어김없이 서울 종로의 보신각에서는 자정에 맞춰 '정해년' '황금돼지 해'를 알리는 33번의 종소리가 우렁차게 울려 퍼졌다. 지난해 마지막 날과 2007년 1월1일. 전국의 주요 도심은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려는 시민들로 축제 분위기였고 해돋이를 보기 위해 유명 산과 해수욕장 등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새해 첫날을 맞이하기 위해 거리로 나선 시민들은 서울 보신각에만 10만여명을 비롯해, 전국 28개 지역에서 30만여명에 달했다. 이날 보신각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 박주웅 서울시의회 의장,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홍영기 서울경찰청장을 비롯, 인터넷 공개추천을 통해 선발된 11명 등 총 16명의 인사가 전국에서 모인 10만여명의 군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힘찬 새해를 열었다.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수영 3관왕을 차지한 박태환 선수, 올해의 과학영웅으로 선정된 김명수 서울대 교수, 여성 시내버스 운전기사 장순득씨, 부인과 함께 지난 7년 동안 많은 아동들의 위탁보호자.수양부모 역할을 해온 브루스 하워드 함센 명지대 부교수가 타종에 참여했다. 또 탤런트 박상원씨, 청계광장에 '청혼의 벽을 만들자'고 제안한 정용화씨, 올해의 탑건으로 선정된 김재민 소령, 92세의 아버지를 지게에 지고 금강산에 다녀온 이군익씨, 이영희 한국국악협회 이사장, 김순옥 한국여성경영자총협회 회장도 함께 했다. 한편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려는 시민들로 전국의 유명 산과 해수욕장에는 일찌감치 많은 시민들이 찾아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마무리하며 희망찬 새해를 맞았다. 지리산 천왕봉과 설악산 대청봉, 다도해 해상 향일암 등 전국 국립공원 해맞이 명소 48곳에서는 탐방객들을 위한 특별행사가 줄을 이었다. 부산 해운대에서는 새해 첫날인 오전 6시30분부터 '해맞이 부산축제'가 열렸고, 국내에서 가장 긴 해상 현수교로 부산의 명물이 된 광안대교의 교통이 전면 통제돼 1일 오전 6시부터 9시까지 다리 위에서 일출을 감상했다. 또 다른 해맞이 명소인 강릉 경포해수욕장에도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사람들이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각자 소망을 빌며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느라 붐볐다. 경포해수욕장에서는 구랍 31일 오후부터 락 페스티벌, 콘서트 등 다양한 송년 행사와 함께 이날 자정부터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해가 뜬다는 울산 간절곶에는 전국에서 찾아온 많은 관광객들로 장관을 이뤘다. 반면 보신각 등 서울 도심지에서는 가족과 친구, 젊은 커플 등 많은 시민들이 거리를 메웠고 이들은 자정을 알리는 카운트다운을 외치면서 여기저기서 폭죽을 터뜨리며 기쁨의 환호성으로 황금돼지해를 맞았다. 대학생 이애리씨(24.여)는 "새해를 친구들과 함께하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며 "새로운 한해가 시작된 만큼 신년 초에 세웠던 계획들을 끝까지 이어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새해 소망을 밝혔다. 새해를 맞아 연인, 친구와 함께 황금돼지해 운세를 점치기 위한 사람들의 발길이 점집으로 향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박찬명씨(26)는 "새해가 시작돼 개인적으로 올해 운세가 궁금해 여자친구와 함께 왔다"며 "모든 걸 믿는 건 아니지만 연애와 취업운세가 너무 잘 나와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특히 600년 만에 돌아온다는 황금돼지해를 맞아 거리로 나온 시민들은 다양한 새해 소망을 밝혔다. 강태호군(19)은 "작년에 대학에 입학한 뒤 대학생활을 즐기느라 학업에 많이 소홀했다"며 "올해는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과외를 늘려 용돈이 전 보다 풍족했으면 하고, 틈나는 대로 운동도 열심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주부 황경희씨(35)는 "새해에는 아기아빠 사업이 잘 되고 생후 9개월 된 유민이가 건강하고 아프지 않았으며 좋겠다"며 "아이들이 평범하고 건강하게만 잘 자랐으면 한다"고 새해 소망을 빌었다. 하상식씨(55.자영업)는 "지금 작은 분식집을 하고 있는데 지난해 장사가 잘 안 돼 속상했다"며 "황금돼지해인 만큼 돈을 많이 벌어 가족 앞에 떳떳한 아빠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박지연양(11)은 "새해에는 성적을 많이 올려 부모님께 더 이상 혼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커서 만화가가 되는 것이 꿈인데 그림 연습을 열심히 해서 실력을 쌓을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한편 기상청은 동해안과 남해안지방은 구름 사이로 선명하지는 않지만 해돋이를 볼 수 있고 서해안지방에서는 구름에 가려 해돋이를 보기는 조금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또 새해 첫날 아침 7시26분에 독도에서 새해 첫 해가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을 시작으로 울산 간절곶 7시31분, 호미곶과 서울이 각각 7시32분과 7시47분에 각각 새해 첫 해가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