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세제개편]임투세공제 폐지···산업계 반응 ‘온도차’
2010-08-23 이황윤 기자
기획재정부는 23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 대신 고용을 늘릴 경우 이에 비례해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제도’를 신설하는 내용을 포함한 ‘2010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23일 산업계 등에 따르면, 고도화된 사업을 영위하는 까닭에 상대적으로 고용 창출이 저조한 업종을 중심으로 임투세공제 폐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억원 상당의 수요가 발생할 때 창출되는 일자리를 뜻하는 제조업 평균 취업유발계수(2007년 기준)는 9.2명으로 나타났다.
1차금속제품(5.7명), 전기·전자기기(6.5명), 화학제품(7.7명) 등은 평균을 밑돌았다. 반면 음식료품(23.9명), 인쇄·복제(17.8명) 등은 평균을 두 배 가량 웃돈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우려되는 업종이 전기·전자기기 분야다. 그중에서도 반도체, LCD 등 고도화된 대규모 장비산업의 경우 피해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TV나 휴대폰,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대부분의 전자기기를 생산하면서도 반도체, LCD 사업까지 영위하는 삼성전자가 대표적인 경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임투세공제가 그동안 투자에 많은 도움이 됐으며,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많이 미쳤다”며 “아쉽게 됐다”고 말했다.
TV나 휴대폰, 기타 가전 등 대부분의 전자기기를 생산하는 LG전자 관계자는 “장비산업쪽 보다는 덜하겠지만, 아쉬운 것은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이밖에 고용창출이 전혀 안되는 기지국 설비에 막대한 투자를 해야하는 통신사 등도 이번 임투세액공제제도 폐지로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이와관련 SKT관계자는 "임투세액공제제도의 경우 이미 폐지내지는 축소고 예정됐던 터라 크게 어려운 점은 없다"면서도 "고용과 연계된 투자의 경우 세액공제를 해주는 만큼 투자와 고용을 연계하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반면 반도체, IT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용창출효과가 큰 음·식료품, 인쇄업체의 경우 임투세액공제제도가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제도로 대체된 것에 대해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교과서와 학습지를 주로 인쇄하는 인쇄업체 K사의 관계자는 "업종의 특성상 추가로 설비를 들여올 때마다 운용인력도 그만큼 늘어난다"며 "추가로 고용된 인원만큼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어서 우리입장에서는 나쁠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용창출 계수가 높은 식음료 업종 중 하이트, OB, 롯데 등 대형 주류업체의 경우 장기적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정부가 이같이 고용창출을 많이 하는 기업과 중소기업에 유리하도록 세제를 개편한 데 대해 중소기업중앙회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일자리 창출을 통한 국민경제 안정을 도모하려는 정부의 '공정한 사회' 실천 의지가 반영됐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제휴사=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