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세제개편]임투세공제 폐지··삼성·LG전자 “아쉽다”

“대기업은 주로 자동화 설비에 투자···부정적”

2011-08-23     이황윤 기자
[매일일보] 기업 설비투자 금액의 일정 부분을 법인세나 사업소득세에서 공제해주는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가 내년부터 폐지되는데 대해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주요 경제단체들은 우려를 나타냈다.

기획재정부는 23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 대신 고용을 늘릴 경우 이에 비례해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제도’를 신설하는 내용을 포함한 ‘2010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전경련은 이날 곧바로 논평을 내고 “법인세율의 인하를 유보한 상황에서 임투세공제 마저 올해 말로 폐지키로 하면서 살아나고 있는 기업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임상협 전경련 경제정책팀장은 “고용창출세액공제제도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으며, 임투세공제 효과와도 상당부분 중복될 것으로 본다”면서도 “대기업들이 임투세공제를 감안해 투자계획을 잡아왔는데, (공제액이) 그 이하로 줄어들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는 신성장동력에 주로 집행돼야 하는데, 고용 친화적인 세제개편이 이뤄지면 노동집약적 산업이 더 성장하게 될 것”이라며 “이미 고도화된 산업구조로 바뀌었는데 이를 역행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상의도 논평을 통해 “기업 투자 의사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임투세공제 제도를 폐지한 것에 대해 아쉽게 생각하며, 보완대책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권혁부 대한상의 금융세제팀장은 “고용창출세액공제제도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특히 고도화된 사업을 영위하는 대기업의 경우는 시설투자 금액에 비해 고용 증가가 적다. 당장 실질적인 세제혜택이 줄어들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현석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도 “21년에 걸쳐 시행돼 온 임투세공제를 폐지할 경우 기업들의 충격이 상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로 대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들 단체들의 이 같은 우려는 “임투세액공제 혜택의 85%를 대기업이 받아 왔기 때문”(주영섭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으로 풀이된다. 대기업의 경우 주로 자동화 설비에 투자하기 때문에 고용창출 효과는 크지 않아, 그만큼 세제혜택은 줄어들게 될 전망이다.

임종룡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오후 ‘2010년 세제개편안’ 관련 브리핑을 통해 “이번 세제개편으로 대기업과 고소득자 귀착분은 1조3000억원으로 전체의 90.2%를 차지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우려되는 업종이 고용유발 효과가 적은 것으로 평가되는 전기·전자기기 분야다. 그중에서도 반도체, LCD 등 고도화된 대규모 장비산업의 경우 피해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TV나 휴대폰,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대부분의 전자기기를 생산하면서도 반도체, LCD 사업까지 영위하는 삼성전자가 대표적인 경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임투세공제가 그동안 투자에 많은 도움이 됐으며,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많이 미쳤다”며 “아쉽게 됐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장비산업쪽 보다는 덜하겠지만, 아쉬운 것은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LG전자는 TV나 휴대폰, 기타 가전 등 대부분의 전자기기를 생산한다.

이날 중소기업중앙회도 논평을 내고 “투자촉진과 관련해 많은 중소기업들이 활용하는 임투세공제제도가 페지된 것은 아쉽다”며 “임투세공제가 비록 경기부양적인 성격의 제도라고해도 매년 7000개 이상의 중소기업들이 이를 활용해 왔던 점을 감안하면 대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3% 수준인 중소기업세액공제제도의 세율을 높여 이를 안정적인 중소기업 투자촉진 지원세제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영섭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이날 “중소기업은 투자하면 고용이 많이 늘어나 고용유발세액공제제도로 바뀌면 유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