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지지세 흡수한 ‘强철수’ 반등 기회 노린다

潘 팬클럽 ‘반딧불이’·싱크탱크 ‘국민포럼’ 다음주 지지선언
사실상 文과 양자구도, 갈 곳 잃은 중도보수표 결집할 듯

2018-03-15     조아라 기자
[매일일보 조아라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 공동대표가 ‘강(强) 철수’로 반등할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여권의 유력 주자였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중도하차로 갈 곳 잃은 표심을 적극적으로 활용, 중도보수 세력을 본격적으로 이끌고 갈 것으로 보인다.15일 안 전 대표 측근에 따르면 최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싱크탱크와 팬클럽 일부가 안 전 대표 지지에 나선다. 측근에 따르면 반 전 총장의 싱크탱크였던 ‘국민포럼’을 이끄는 인사들이 안 전 대표를 만나 지지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안 전 대표 측 핵심 측근은 이날 통화에서 “이들은 친박(친박근혜)계와 친문(친문재인)계를 양극단 패권주의를 배제한 중도적 입장인 안 전 대표를 지지하고 있다”며 “반 전 대표의 지지자들이 빠르면 다음 주 중 안 전 대표에 대한 지지선언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안 전 대표는 반 전 총장 지지그룹의 지원에 힘입어 중도층뿐 아니라 국정농단 세력을 제외한 합리적 보수층까지 결집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충청 출신인 반 전 총장의 표를 등에 업고, 중원까지 공략하겠다는 셈법이다.안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발표한 정치개혁 공약에서 “중앙정부에 집중돼 있던 권력을 나눠 분권국가를 만들겠다”며 세종시로의 행정수도 이전을 약속했다. 그는 “개헌을 통해 행정수도를 명시하고 행정수도로 청와대와 의회를 모두 이전해 의사결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지역 균형발전을 이루겠다”며 “행정 수도 이전은 세종시를 뜻한다”고 강조했다.때마침 터진 북한 미사일 발사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사건으로 안 전 대표는 다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배치에 긍정적으로 돌아섰다. 자신이 주창해온 '안보는 보수'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자강안보'를 띄우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여기에 안 전 대표는 최근 여야 원로 인사들과의 접촉면도 늘렸다. 안 전 대표는 앞서 김영삼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을 지낸 이명현 서울대 명예교수와 2012년 대선에서 힘을 보탰던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장상 전 민주당 대표를 만나 조언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정치권에선 안 전 대표의 이같은 행보가 사실상 대선 본선에서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의 1대1 구도 잡기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는 시각이 나온다. 적폐청산을 외치며 강경노선을 보이고 있는 문 전 대표와 차별성을 두면서 중도보수표를 독식하겠다는 것이다.야권의 한 인사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중도보수표를 겨냥해 지금은 지지율 측면에서 많이 올랐지만 사실상 민주당 후보로 문 전 대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그 이후의 구도를 보는 것 같다”며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불출마를 선언했고, 바른정당에서 지지율 고전을 면치 못하니 안 전 대표로선 위치선점을 잘 한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