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일부 언론은 불량상품…가차없이 고발해야”

2007-01-04     최봉석 기자

노무현 대통령이 4일 작심한 듯 편향적인 보도를 일삼는 일부 언론을 향한 불쾌한 감정을 또다시 드러냈는데, 이날 발언은 지금까지 한 언론관련 발언 중에서 가장 수위가 높은 것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우리 사회에서 가장 부실한 상품이 돌아다니는 영역은 미디어 세계"라며 일부 언론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과천 정부청사에서 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한 뒤 경제부처 국장급 이상 공무원 190여 명과 오찬을 한 자리에서 약 50여분에 걸친 마무리 발언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먼저 "공직 사회가 언론 집단에게 절대 무릎 꿇어서는 안된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 아무도 소비자 권력을 행사하지 않는 권력은 절대 우리가 용납해서는 안된다"고 일부 언론을 향한 불신의 감정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노 대통령은 "(일부 언론을 통해) 사실과 다른 많은 사실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기사로 쏟아지고, 누구의 말을 빌렸는지 출처도 불분명한 의견이 흉기처럼 사람을 상해하고, 아무 대안도 없고 대안이 없어도 상관없고, 그 결과에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배상도 안하는 그런 상품이 하나 있지요"라고 질문한 뒤, "제 생각에는 미디어 세계인 것 같다"고 자답했다.

그는 이어 "감시받지 않는 유일한 권력이 오늘의 한국의 언론 권력이 아닌가"라며 "그런데 이것은 소비자 행동으로 제어가 가능한 분야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와 관련 "(언론의 횡포에 대해) 인터넷이 어느 정도 제어를 해주고 있다. 여러분 너무 기죽지는 말라"며 "불량상품은 가차없이 고발해야 한다. 고발하고 타협하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 대통령이 언급한 '불량상품 언론'에 대해서 정치권과 네티즌들은 일부 보수적인 색깔을 갖고 있는 신문을 말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 언론인 출신 정치권 한 인사는 “펜이 칼보다 100배 더 무서운 것이라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언론의 악의적인 왜곡 보도는 다수가 인정하는 바”라며 “언론이 잘못 호도 선동해서 일어난 수많은 잘못된 결과에 대해서는 해당 언론이 책임지는 걸 본 적이 없다”며 대통령의 발언을 옹호했다.

그러나 보수 언론을 비롯한 정치권 일각에서는 노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 대해 언론에 대한 피해의식을 심각하게 가지고 있는 것은 물론, 적대적인 성향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며 우려의 뜻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