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오너일가 고로제철소 뚝심…‘칠전팔기’ 통했다
60년대부터 5번의 고로제철소 도전 이후 6번째 성공
2018-03-22 이한듬 기자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1954년 대한민국 민간 자본 철강사로 처음 설립된 동국제강[001230]은 철강 한 분야에만 집중해온 기업이다. 철강 전문기업으로서 고로 제철소에 대한 도전은 동국제강 63년 역사와 함께하고 있고, 대한민국 철강산업에 이정표를 만들었다. 동국제강의 고로제철소에 대한 첫 도전은 1962년 당시 정부 주도하의 국가재건 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됐던 제철소 건설 기획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당시 동국제강은 재계 10위권의 기업으로 정부로부터 제철소 건설 계획의 적임자로 거론됐다. 하지만 동국제강이 희망했던 중형 고로 제철소 프로젝트가 대형 고로제철소 사업으로 확대되면서 결국 국책 사업화돼 포항제철의 탄생의 밑거름이 됐다. 이후 동국제강은 1965년 남한 유일의 제철소인 삼화제철소의 용광로를 인수해 석회석 소결로로 활용하기도 했다.1978년 인천제철(대한중공업공사)를 민영화할 때 동국제강은 다시 한번 고로제철소 사업에 도전했다. 당시 동국제강은 인천제철 인수 해 고로제철소로 확장하는 방안으로 도전했다. 하지만 결국 현대건설의 정주영 회장에게 인천제철이 인수되면서 동국제강의 도전은 꺾였다.동국제강은 이와 동시에 1978년 정부의 제 2 제철소 건설(현재 포스코 광양제철소)에 도전하기도 했으나, 이 또한 포항제철로 낙찰, 동국제강은 고로제철소 사업의 꿈을 접어야 했다.이후 동국제강은 해외 제철소 진출을 조사하기 시작해, 인도네시아, 호주, 베네수엘라 등에서 제철소 건설을 검토했다.특히 베네수엘라 제철소 건설을 위해서 1997년까지 고(故) 장상태 회장은 당시 아들 장세주 전무와 함께 5번에 걸쳐 베네수엘라를 방문하는 열정을 보였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집권 이후 자산 국유화로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갔고, 동국제강의 도전은 다시 한번 고배를 마시게 된다.동국제강은 또 1998년 한보철강공업을 포스코와 공동 인수해 고로진출의 기회로 삼았으나 유찰됐다. 결국 한보철강의 3자 매각은 장기 표류되다가 2004년 지금의 현대제철에게 인수됐다. IMF 외환 위기를 극복한 이후 동국제강은 브라질에서 고로제철소 사업을 다시 추진하게 된다.장세주 회장은 2001년 회장 취임 이후 제철소 유치 열의가 강했던 브라질의 세아라 주를 선택하고, 2005년에 제철소 건설 사업을 공식화했다. 3세대에 걸친 고로제철소에 대한 도전이 결국 브라질로 수렴하게 된 것이다.그리고 2017년 장세욱 부회장이 바통을 이어받아 드디어 브라질 CSP 제철소에서 직접 만든 쇳물을 굳힌 슬래브 5만8천톤이 동국제강 당진공장으로 입고되기 시작했다.선대 회장에서부터 장세주 회장, 그리고 장세욱 부회장 두 형제 경영자에까지 이어진 집념의 결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