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의 한국농어촌공사 현주소, ‘농심 갉아 먹는 공기업’으로 전락
비리백화점 계보 잇는 농어촌공사
[매일일보=황동진 기자] 100년의 역사를 지닌 한국농어촌공사(사장 홍문표)가 최근 잇달아 도마 위에 오르며 1세기 동안 쌓아올린 공든 탑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도마에 오른 사유도 가지가지. 농어촌공사는 지난해 국정감사 때 최악의 실적에도 불구 방만한 경영을 한 것으로 드러나 여론의 뭇매를 연신 두들겨 맞았다. 그러나 농어촌공사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최근까지도 똑같은 행태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소위 ‘비리백화점’으로 불리우는 농협중앙회의 계보를 이을 판이다. 그런데 더욱 문제는 농어촌공사는 이 지경에까지 왔음에도 전혀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매일일보>이 한국농어촌공사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농어촌공사, 뭇매 받고도 방만 경영
농어촌공사는 2009년부터 2004년까지 5년 동안 직원 교육훈련비를 이용해 직원 자녀 여름 캠프 용도로 연평균 2800만원씩 총 1억3900만원을 편법으로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농어촌공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과거 관례에 못 미쳤다는 이유로 현금과 상품권 61억원을 임의로 추가 지급했다.
농어촌공사, 도덕적 해이도 심각
문제는 이 뿐만 아니다. 농어촌공사는 방만한 경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심각한 도덕적 해이마저 보이고 있다. 공사 직원들이 각종 비리에 연루돼 물의를 일으킨 건만 올해 들어 벌써 두 번째.
지난 4월에는 4대강 살리기 사업 보상금을 편취한 한국농어촌공사 지소장 등 30명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경찰에 따르면 농어촌공사 경남지역본부 지소장 박모(54)씨는 김해시 한림면 시산리에 있는 자신의 부친 명의의 토지에 실제 경작하지 않았으면서도 4대강 사업 영농손실보상금 3000만원을 부정 수령한 혐의를 받아 불구속 기소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뇌물로 받은 현금을 차명계좌를 통해 세탁하는 방법으로 치밀하게 관리해 온 것으로 드러났으며 수사가 시작되자 지난 4월 사표를 냈다.
농어촌공사, 사업장 곳곳서 파열음
농어촌공사는 또 각종 사업을 벌이면서 지역 농어민들과도 극심한 마찰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농어촌공사가 과거 비리백화점이란 오명을 쓴 농협중앙회의 계보를 잇는 지경에 까지 왔다며 현재 전국 지사를 통합하는 등 쇄신의 노력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좀 더 뚜렷한 내외부 통합 개선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