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총재 "가계부채 증대 우려"

2010-08-26     이황윤 기자
[매일일보]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장기간 저금리 기조에서의 가계부채 증대를 우려하며 다시 한번 금리인상 신호를 보냈다.

김 총재는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코리아 소사이어티 주최 강연회에 참석해 "금리가 낮을 때 가계부채가 과도하게(excessively) 증가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정책금리는 2.25%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5.9%)나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3.4%)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비정상적으로 낮은 기준금리를 오랜 기간 유지하면 경제 자체가 저금리 의존화되고 가계와 기업의 자발적인 구조조정이 늦춰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 총재는 선진국의 경우 금융위기 과정에서 가계 부문의 디레버리징(부채 털어내기) 작업이 진행됐으나, 우리나라는 가계소득 대비 부채율이 2007년 146%에서 2009년말 153%로 오히려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가계부채가 소득에 비해 빠르게 늘어 가계의 소비여력을 제약하지 않도록 가계부채의 적정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서도 "지난달 기준금리의 인상(2.0%→2.25%)에도 불구하고 현 통화정책 기조는 국내외 여건에 비추어 볼 때 완화적인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 금융·경제 진단과 관련, "세계경제가 위기를 완전히 극복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고 국지적으로 경기의 등락(up&down)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더블딥과 같은 위기의 재발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