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 ‘2017 한·독 도시교류포럼’ 성료
2017-03-28 송훈희 기자
[매일일보 송훈희 기자] 안산시는 희망제작소 및 독일의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Friedrich Ebert Stiftung)과 함께 ‘2017 한·독 도시교류포럼’을 진행했다.포럼은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 동안 안산문화예술의전당, 호텔스퀘어, 대부도 등 안산시 일원에서 개최됐으며, 참가자들은 행사에 앞서 안산시 세월호 정부합동분향소와 4·16기억교실을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했다.이번 포럼은 한국과 독일의 사례로 보는 기억문화의 필요성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와 시민 각각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각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모임인 목민관포럼과 일반인 대상의 대중포럼으로 나눠 진행됐다.행사 전체를 주최·주관한 안산시 제종길 시장은 “역사가 발전하고 하나의 도시가 더 나은 공간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기억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의 이정표 역할을 충실히 해낼 때 가능하다.또한 그 기억은 소수의 정치가나 행정가가 아닌, 그 시대를 살아냈고, 살아가야 할 대다수 시민들의 가감 없는 기억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이번 포럼이 우리 안산시가 시민들의 역사를 올바르게 기억하고, 그것을 토대로 새로운 미래를 열어 나가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환영사를 통해 밝혔다.안산시와 행사를 공동으로 주최·주관한 희망제작소 권기태 소장권한대행은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이들은 과거를 반복하기 마련’이라는 미국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의 말을 인용하며 “과거에 대한 우리의 기억은 사회적으로 구성된 결과이다. 이번 포럼이 ‘기억’과 ‘기억문화’를 통해 우리 사회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전국 20여개 지방자치단체장과 관계 공무원이 참여한 목민관클럽 제19차 정기포럼은 다양한 내용으로 준비됐다. 먼저 제종길 안산시장이 ‘기억문화 조성을 위한 안산시의 노력’이라는 주제로 기조발표를 했으며, 미하엘 파락(Michael Parak) 반망각(反割舍)-민주주의진흥재단 사무총장의 ‘독일 기억문화의 개요와 특징’ 기조강연, 팀 레너(Tim Renner) 전 베를린 시 문화부 장관의 사례강연 및 각 지자체의 사례발표가 이어졌다.특히 제종길 안산시장은 세월호참사의 기록화 과정을 통해 기억과 기록으로 거듭나는 안산시의 노력 및 앞으로의 방향을 제기해 큰 호응을 얻었다.이 자리에서 제종길 시장은 “우리는 안산지역의 기억과 기록을 폭넓게 연계하여 공유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안산의 여러 문화기관들이 소장하고 있는 기록, 시청에서 확보해 나가고 있는 행정기록, 현재의 변화상을 담은 기록 그리고 시민의 기억이 안전하고 장기적으로 보존되면서 원활하게 활용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기록 관련 문화기관들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고 스스로의 정체성과 질서에 의해 기록을 관리하면서 시민들이 기록물을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효과적으로 연대해 나가는 것이 안산시 기록화의 방향이고 목적”이라고 덧붙였다.행사 둘째 날인 22일에는 최근 해양생태관광 도시이자 ‘원전1호기 줄이기’의 모범 도시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안산시의 관광단지를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특히, 세계적으로 최대 시설용량을 자랑하는 시화호조력발전소를 방문해 신재생에너지의 미래에 대해 논의했으며, 이후 바다를 바라보며 산의 능선을 걸을 수 있는 대부해솔1길 트레킹 코스를 함께 돌아봤다.이날 안산시 관광자원을 체험한 각 지자체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산업단지의 도시로만 알려진 안산시가 대부도라는 아름다운 섬을 잘 활용해, 해양생태관광과 신재생에너지를 산업적으로 융합하는 모습이 놀랍다”며 “안산시의 이러한 노력들이 많은 성과를 얻기 바란다”고 격려했다.또한 마지막 일정으로 기억문화에 관심 있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대중포럼을 개최, 독일의 기억문화 및 4·16 세월호의 기억, 5·18 광주의 기억 등 기억문화 사례를 발표하고 공감하는 자리를 가졌다.세월호 인양 문제로 긴급히 진도로 내려간 제종길 시장을 대신해 기조발제에 나선 임흥선 안산시 기획경제국장은, 안산이라는 도시와 안산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성호기념관, 안산향토사박물관, 최용신기념관, 안산어촌민속박물관, 단원미술관, 안산산업역사박물관 등 지역 내 관계 기관들의 도시기록화 노력들을 소개했다.국내 사례로는 4·16과 5·18, 쌍용자동차 등이 소개됐다. 권영빈 전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진상규명소위원장은 ‘세월호와 기억’이라는 제목으로 참사 발생부터 최근 인양작업까지의 기록을 소개하며 “세월호 기억운동은 기억의 조건을 확보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것이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그리고 안전한 사회건설을 위한 대책”이라고 말했다.김득중 전국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장은 ‘쌍용차 평택의 기억’이라는 주제로 정리해고 이후 8년의 기록을 소개하며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저항과 어떻게 시민들에게 이야기를 전하고자 했는지에 대해 발표했다.정근식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5·18 광주의 기억’을 발표하며 “5·18의 기억은 민주주의의 후퇴를 막는 보루이자, 평화적 통일을 향한 시민적 에너지의 원천이 돼야 하듯이 세월호의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도 인간적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기억투쟁의 일부”라고 강조했다.이번 포럼에 대해 제종길 시장은 “안산을 담고 있는 기억과 기록은 우리 모두의 삶의 흔적이자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며 “기억문화의 중요성을 공유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한편 이번 행사에는 김윤식 시흥시장과 김생기 전북 정읍시장을 비롯해 서울 이해식(강동구), 노현송(강서구), 이성(구로구), 차성수(금천구), 김성환(노원구), 이동진(도봉구), 문석진(서대문구), 정원오(성동구), 김영배(성북구), 김수영(양천구), 김우영(은평구) 등 구청장들이 대거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