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부르고 싶은 그 이름이여
2018-03-28 김형규 기자
[매일일보 김형규 기자] 고창석...2014년 4월 16일로 멈춰버린 이름이다. 세월호 기울어가던 그 시각 창석이는 자신의 구명조끼를 주변 아이들에게 벗어주며 “탈출하라”고 소리쳤다.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또치쌤’으로도 불렸다는 창석이는 필자와는 중·고등학교를 함께 나온 친구다.고등학교 시절 수업이 짧았던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학교에서 10여km는 족히 넘는 자신의 집까지 뛰어다니더니 교내 마라톤대회에서 1등까지 차지했던 창석. 축구·수영·철봉운동에도 탁월한 재능을 보여 결국 체육교육학과에 진학한 창석이는 2014년 3월 단원고에 부임했다.당시 2학년 담임은 아니었지만 다른 교사 대신 그곳에 갔다가 변을 당하게 됐다고 한다.사고가 난 후 ‘에어포켓’에도 기대를 했고, 또 인명구조자격증까지 있던 그의 수영실력에도 한줌의 희망을 걸어봤다. 하지만 한편으론 창석이가 다른 학생 내팽겨 두고 나올 리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든 그의 의협심이 원망스러웠다.세월호 사망자가 한 명 한 명 수습될 때마다 그의 이름을 찾아봤지만 그 어디에도 창석이는 없었다. 결국 창석이는 다른 여덟 명과 함께 미수습자에 이름을 올리고 말았다.세월호가 침몰한 지 1000여일이 지났다. 지난 22일에는 세월호 침몰 1072일 만에 세월호가 물 밖으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오는 31일에는 목포신항으로 옮겨져 본격적으로 미수습자 수색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하지만 세월호를 인양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난관도 많은 것 같다.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야 잘 모르겠지만 28일에는 해수를 뺀다고 뚫은 구멍에서 기름이 나왔다고 한다. 당초 세월호선체인양추진단은 기름이 없는 곳에 구멍을 뚫은 계획이었다는데 기름이 나왔다고 해서 이젠 주변 어민들이 피해볼 상황이라고 한다.참 어렵다.3년이 다 되도록 그토록 불러보고 싶은 ‘창석이’를 부르는 게 왜 이토록 힘이 드는지.그동안 정치권에선 세월호 인양에 대해서 말들이 많았다. 하지만 인양을 하고 있는 지금은 ‘조심스레 신속히’ 인양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것 같다.세월호가 인양이 되면 사고 원인도 반드시 재조사해야 한다. 세월호 유가족은 물론 대다수의 국민이 ‘왜 세월호가 침몰했는가’에 의문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누가 세월호를 침몰시켰는가’도 따져야 한다. 책임을 져야할 사람에게는 책임을 지게 해야 그들도 편히 눈을 감을 수 있을 것이다.이제 얼마 안 남았다. 그동안 비현실 같은 현실 앞에서 눈물 흘리던 유가족들도 이제는 그들의 이름을 부를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다.모든 실종자들이 가족의 품에 돌아오길 간절히 바라며 불러보고 싶다.창석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