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조선 후기 진경산수도 ‘옥호정도’ · 민족신문 ‘대한민보’ 기증받아
2018-03-29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고(故) 이춘녕(李春寧, 1917~2016) 전 서울대 명예교수의 ‘옥호정도(玉壺亭圖)’와 이건무 전 문화재청장의‘대한민보(大韓民報)’가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이영훈)에 기증됐다고 28일 국립중앙박물관이 밝혔다.옥호정도는 이춘녕 선생의 선친(고 이병도(李丙燾, 1896~1989년) 선생) 때부터 가내 전승된 것으로, 선생의 생전 유지를 받든 유족 측의 뜻에 따라 박물관에 기증됐다.옥호정도는 조선 제23대 왕 순조(純祖, 1800년~1834년 재위)의 장인이자 조선 후기 세도정치의 서막을 연 김조순(金祖淳, 1765년~1832년)의 별서(別墅)인 옥호정(玉壺亭) 일대를 그린 그림이다. 옥호정은 옥호정사(玉壺精舍), 옥호산방(玉壺山房) 등으로 불렸고, 현재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9길(삼청동 133번지) 일원에 해당한다. 기증품은 회화로는 큰 크기(150.3cm×193.0cm)이며, 장황(粧䌙) 되지 않은 옛 형태 그대로 보관돼 왔다. 그림은 삼청동 북악산 백련봉(白蓮峯) 일대의 실제 경관을 마치 설계도를 보듯 상세하게 그려놓았다.그림에서는 옥호산방(玉壺山房) 편액이 있는 사랑채 건물 외에, 후원(後園)의 죽정(竹亭)과 산반루(山半樓), 별원(別園)의 첩운정(疊雲亭), 그리고 옥호동천(玉壺洞天), 을해벽(乙亥壁) 등 암벽 각자와 주요 조경물에 대하여 상세하게 명칭을 부기했다. 당시 김조순은 옥호산방을 중심으로 당시의 인사들과 폭넓게 교유하며 적극적인 문예 활동을 했다. 옥호정도는 그의 시회(詩會) 모임과 원유(園遊)를 위한 문화 공간이었다. 옥호정도는 조선시대 건축과 조경의 실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서 일찍부터 연구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아 왔다.옥호정도는 역사적 인물이었던 김조순과 관련된 역사자료이자, 진경산수의 변화상을 이해할 수 있는 자료이며, 조선시대 전통건축 및 조경 연구의 매우 중요한 자료로서 가치가 높다.이건무(李健茂,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및 전 문화재청장) 기증의 ‘대한민보(大韓民報)’는 대한제국 말기인 융희 연간(1907년~1910년)에 발행된 대표적 일간지(1909년 6월 2일 창간~1910년 8월 31일 폐간)이다.대한민보는 당시 민중 계몽과 국가의 자강(自强自立)을 이루기 위하여 발간된 민족지였다. 기증받은 대한민보는 융희 4년(1910년) 5월 24일 발간된 281호부터, 같은 해 7월 6일 발간된 361호까지 총 36회 분이다.대한민보는 국한문 혼용 신문으로, 신문의 발행 취지에 따라 사회비판 및 계몽적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1면 중앙의 삽화는 우리나라 최초의 만화이자 신문 시사만화의 효시로 불린다.삽화가는 한국 근대기 서화가였던 이도영(李道榮, 1984년~1933년)이다. 신문기사와 논설, 삽화, 그리고 광고들은 20세기 초 당시의 생활상을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다.
이번에 기증 받은 대한민보(281~316호)는 대한제국 말기의 사회상을 복원하는데 있어서 사료적 가치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