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 회장, ‘상생 실천’의 새 길 제시
협력사 현장 찾은 김 회장, 애로사항 청취 즉시 해소…“일회성 아니다”
2011-08-27 김경탁 기자
[매일일보] 우리 경제에 ‘상생’이 화두로 떠올랐지만 현장에서 ‘상생’을 실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기업이 ‘현재’ 설정해놓은 당면목표와 ‘과거’에 유지되어온 거래관행을 잘 보이지 않은 ‘미래’를 위해 바꾼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최근 협력업체 현장을 직접 방문해 협력업체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현장에서 바로 문제해결에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김 회장의 이번 현장 활동은 상호상생의 기반을 공고히 다져나가고, 적극적인 상생협력을 위한 실천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우리 대기업들이 ‘상생’을 제대로 실천하는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 24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고잔동 남동공단에 위치한, ㈜한화와 오랜 기간 협력업체로 활동해온 제일정밀㈜와 보성테크놀로지를 잇달아 방문했다. 현장을 찾은 김 회장에게 제일정밀 대표는 “최근 공장부지 매입과 건물 신축용도로 엔화차입을 했지만, 환율급등으로 인해 이자상환 비용이 증가하는 등 자금난에 따른 경영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고, 김 회장은 즉석에서 “차입금 증가분에 대해 무이자 무보증 융자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방문한 보성테크놀로지에서는 “최근 펄프가격 급등에 따른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납품가격에 적절히 반영해 달라”는 요청이 나왔고, 김 회장은 이번에도 “펄프가격 추이를 지켜보며 납품가격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것”을 지시, 협력업체의 고민을 즉시 해결 조치했다. 한화 측에 따르면 제일정밀은 ㈜한화와 1988년부터 거래해온 산업용 화약 뇌관용 알루미늄 관체 생산업체로, 현재 국내에서 기술력부분에서 명실공히 최고 수준의 업체이고, 보성테크놀로지는 1969년부터 ㈜한화에 왁스코팅지와 종이상자를 납품해온 업체이다. 김 회장은 이날 협력업체 임직원들과의 만남에서 “빨리 가려면 혼자 가도 되지만,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듯이, 한화그룹에게 협력업체는 단순히 하도급업체가 아니라 가족이자 동반자로서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가장 가까운 파트너이고 서로 도와서 상생하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제일정밀 김흥곤 대표(53세)는 “한화는 우리 회사와 22년이 넘게 거래한 가장 든든한 맏형 같은 회사”라며, “믿음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김승연 회장의 이번 협력업체 방문에 대해 한화그룹 관계자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앞으로 주요 계열사 CEO와 담당임원들이 직접 협력업체를 방문하여 상생협력을 위한 지속적인 유대를 강화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그룹 경영이념의 하나인 ‘신뢰’를 바탕으로 오너경영인의 상생협력에 대한 적극적인 경영 의지를 표현하고, 협력사에는 ‘상생파트너’라는 믿음을 심어줌으로써 자신감과 든든한 후원군을 만나 제품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것이다. 한편 한화그룹은 지난해 9월24일 63빌딩에서 김승연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1천여 개 중소 협력사와 ‘상생협력 기반 조성과 자율적 공정거래 질서 확립을 위한 협약식’을 체결하고, 100억 원 규모의 상생협력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한화그룹은 상생협약에 따라 중소기업의 중요 현안인 결제대금지급의 현금비율을 최대 100%까지 확대하고 결제기간도 대폭 단축하는 한편, 협력업체 선정과 운용에 있어 어떤 상황에서도 공정성과 적정성의 기준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으며, 연구개발과 기술지원, 인력과 교육지원 외 원부자재 구매대행 서비스, 경영 닥터제 운영 및 법무상담 등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활동도 적극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