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中 판매량 감소…1백만대 목표달성 ‘빨간불’

2010-08-27     이상준 기자
[매일일보] 현대·기아자동차가 중국 시장에서 주춤하고 있다. 해외 단일 국가 최초 100만대 판매목표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지난 3월(6만1638대)과 4월(5만7014대), 5월(5만6006대), 6월(5만4883대) 등 판매량이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에도 이 같은 감소현상이 이어졌다. 현대차(베이징현대)는 지난달 중국 월간 판매량이 전달에 비해 11.5% 줄어든 4만7862대를 기록했다.

기아차 역시 지난달 중국 시장 판매량이 전달에 비해 3000대 가량 줄어든 2만2010대를 기록했다. 이는 11개월 만에 최저치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상반기 판매에서도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시장에서 올해 6월까지 총 48만9509대(현대차 32만8692대, 기아차 16만817대)를 팔았다.

올 상반기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판매한 34만7946대(현대차 25만7003대, 기아차 9만943대) 보다 대폭 늘었지만, 기대에는 미치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남은 하반기 판매 증대에 총력을 기울여야 100만대 판매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요층 늘고 있는 ‘준중형·SUV’ 시장을 노려라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은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해외 전체 판매(현대차 240만4709대, 기아차 112만2242대)에서 23%를 차지했을 정도로 비중 있는 지역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중국에서 각각 57만309대, 24만1386대 등 총 81만1695대를 판매했다. 올해는 23.2% 상승한 100만대(현대차 67만대, 기아차 33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단일 해외국가에서 100만대를 목표로 삼은 것은 중국이 처음이다. 이 때문인 지 중국 시장에 대한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의 의지도 남다르다.

지난 4월 기아차 중국 공장을 방문한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지난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시장은 현대·기아차의 미래를 결정짓는 최대 승부처”라고 말했다.

또 그는 “올해 중국 판매 목표인 100만대를 반드시 달성해 중국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 하반기 중국 내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최근 수요층이 급격히 늘고 있는 SUV, 준중형 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중국 시장 내 SUV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1~7월까지 30만대 규모였던 SUV 수요는 올해 70만대 수준으로 급격히 성장했다.

지난 3월 투입된 현대차 투싼ix는 지난달까지 총 1만8848대가 판매됐으며, 7월에는 중국 내 SUV 판매차종 중 6위에 오르기도 했다.

또 현대차는 이달 본격 판매를 개시한 중국형 베르나가 중국내 가장 많은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는 준중형급 차종들과 함께 실적 증대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기아차는 지난해 말 포르테, 쏘울 등을 중국 시장에 투입했으며, 9월 이후 스포티지R을 선보여 100만대 판매목표 달성에 힘을 보탠다는 방침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중국서 판매되고 있는 위에둥(아반떼HD), 엘란트라(아반떼XD), 포르테 등 준중형급 차종들과 올해 새롭게 투입된 신차들의 판매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와 함께 새롭게 투입되는 스포티지R 등 신차효과가 어우러져 판매목표 달성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