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강국, 기술을 넘어 문화로

2008-01-10     매일일보
최근 OECD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해 한국은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에서 인구 100명당 24.9명으로 세계1위를 차지했다. 이는 세계 평균인 10.2명보다 두 배 이상 높은 보급률이며 이로써 우리는 4년 연속 세계1위를 기록했다. 또한 현재 한국은 인구의 70% 이상인 3,150만명이 인터넷을 일주일에 평균 11시간 이상 사용할 정도로 인터넷 강국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이처럼 우리는 이제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인터넷 이용 환경을 갖추었고 인터넷 강국으로서의 위상도 확립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아직 보급률 등 인프라 강국이 아닌 인터넷 문화강국 창달이라는 과제가 남아있다. 우리 고유의 정서와 철학이 생생히 살아 있는 인터넷 문화를 이룩해야 한다는 것이다.앞으로 광대역통합망(BcN)이 구축되면 통신·방송·인터넷 간의 통합 현상이 급속하게 진행되는 유비쿼터스 시대를 맞게 된다. 급속한 정보화,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로 나아가면서 한국적 인터넷 문화의 정착은 법과 제도, 교육 등 사회의 건전한 인프라 구축과 함께 IT 선진국의 위상 확립을 위해 필수적인 것이다.동시에 정보화에 따른 여러 가지 윤리교육도 수반돼야 한다. 자라나는 다음 세대들에게 건전한 인터넷 문화를 정착시키고 유지·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법률적·제도적 장치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 윤리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믿는다.정부가 인터넷상의 비방과 욕설, 사이버 명예훼손 등에 대해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인터넷의 역기능 해소에 주력하지 않으면 보급률 1위가 오히려 사회적으로 도덕과 윤리 실종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 일부에서는 초·중·고교 정규 교육 과목에 사이버 윤리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충분히 일리 있는 말이다. 인터넷 강국이라면서 청소년에게는 컴퓨터 활용에 관한 교육만 집중해 온 게 우리 교육 현실이다.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에게 미치는 인터넷 역기능의 해악은 심각하다. 한 보고서에 의하면 청소년들은 하루의 15% 정도를 사이버 공간에서 보낼 정도로 인터넷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인터넷 중독, 음란물, 인터넷 성매매, 해킹, 바이러스 유포, 사이버 테러 그리고 이메일 폭탄 등의 역기능을 막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우리가 초고속인터넷 보급률 1위 국가라고 해도 인터넷상에서 도덕과 윤리가 실종된다면 세계 최고의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은 무의미하다. 건전한 인터넷 문화 정착을 위해 법과 제도의 정비, 지속적인 단속 강화 등과 더불어 성인들의 올바른 인터넷 사용 풍토 조성과 포털업체들의 자정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세계 최고의 IT강국인 우리나라가 먼저 올바른 사이버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인터넷 보급률 1위 국가다운 모습이다. 우리가 인터넷 인프라와 기술뿐만이 아니라 인터넷 문화에서도 선진국임을 세계에 과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전세계의 인터넷 문화를 이끌어가는 나라’, ‘진정한 미래의 인터넷 강국’을 향한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임인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