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조건없이 돌아와라”, 유승민 “한국당, 전혀 바뀐거 없어”
대선후보 확정한 두 보수정당, 주도권 잡기 위한 신경전 가열
2018-04-02 이상래 기자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2일 바른정당을 겨낭해 “시간이 지날수록 보수진영의 분열이 계속되는 책임을 질 것”이라고 밝혔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는 이날 “자유한국당은 헌법과 국정을 농단해 발생한 이번 대선에 형사피의자를 내세우고, 또 보수타령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보수정당이 최종후보를 선출하면서 본격적인 대선모드에 접어들자 양측의 신경전은 불이 붙었다.홍 후보는 지난달 31일 한국당의 제19대 대선후보로 최종결정됐다. 국회 원내 교섭단체 정당의 대선 주자 중에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에 이어 두 번째로 확정된 후보다.홍 후보는 후보 선출대회 최종 연설에서 “보수정당 분열의 원인이 대통령 탄핵이었는데 원인이 없어졌다”며 “집을 나간 분들이 돌아와야 한다”고 밝혔다.홍 후보는 당 대선후보로서 움직이기 시작한 1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아 유 후보를 겨낭해 “한 당인데 무슨 후보가 둘이냐”며 “조건 없이 돌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동행한 민경욱 한국당 의원이 전했다.민 의원은 “(홍 후보가) ‘유 후보가 (선거보조금) 50억원을 받고 안한다고 하며 합당하게 되면 영원한 제2의 이정희가 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선거보조금을 받은 뒤 사퇴한 것이 논란이 된 바가 있다.이에 유 후보는 같은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 한국당은 전혀 바뀐 것이 없다”며 “그쪽 대선 후보로 뽑힌 분은 출마 자격조차 없는 분이 아니냐”고 반박했다.‘제2의 이정희’가 된다는 홍 후보의 주장을 두고는 “그런 가능성은 생각조차 못 해봤다.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답했다.이들의 신경전은 2일에도 이어졌다.홍 후보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첫 선거대책회의에서 “바른정당과 서로 비난하지 말고, 바른정당의 가출 원인이 없어졌으니 돌아오게하는 것이 순리이고 보수 우파의 결집된 힘일 것”이라며 “(바른정당이) 더이상 주저하고 머뭇거리면 보수우파를 궤멸시키려는 의도밖에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홍 후보는 “민주당의 경우 본당에서 떨어져 나간 국민의당이 선전하고 있지만 결국 국민들은 본선거에 임하면 좌우로 갈라질 것”이라며 “결국 이번 대선 구도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구도로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홍 후보의 주장에 유 후보는 즉각 대응에 나섰다.유 후보는 박정하 캠프 대변인 논평을 통해 “알량한 기득권에 취해 그나마 보수가치를 아끼는 국민들과 그들 선량한 당원들을 볼모잡아 표를 구걸하며, 오히려 바른정당과 유승민 후보의 책임 운운하고 있다”며 “뻔뻔하고 염치없다”고 밝혔다.박 대변인은 “형사피의자인 홍준표 후보는 선거에 나오지 말아야 하는 사람”이라며 “뻔뻔함과 염치없음이 역시 스트롱이다. 양박들과 어울리다보니 본인도 그렇게 되어가는 모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