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연초부터 대박 행진

부회장 승진 이어 주식평가액 1조원 돌파

2007-01-12     권민경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에게 경사(?)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임원인사에서 2단계 특진, 부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격한 정 부회장이 재벌 2,3세의 보유주식평가액에서도 단연 톱을 달리고 있는 것.

지난 2일 한국증권선물거래소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정 부회장의 주식 평가액은 지난해 말 1조1천606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무려 120.2%에 증가해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정 부회장은 증여로 보유주식이 늘고, 신세계 주가 또한 급등한 덕분에 재벌2세 중 유일하게 평가액 1조원을 넘기며 평가액과 평가액 증가율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반면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와 정의선 기아차 사장 등은 계열사 주가 하락으로 평가액이 큰 폭으로 줄어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정 부회장, 승진에 주가 급등까지

신세계 이명희 회장과 정재은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 부회장은 최근 빠르게 지분승계 작업을 마무리짓고 경영전면에 나서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 9월 정 명예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증여 받아 지분이 4.86%에서 9.32%로 늘어나면서 이 회장에 이어 신세계 2대주주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정 부회장은 4천억원대의 세금을 물납(주식)으로 낼 계획. 이미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 이마트 싼린점 개점식장에서 증여와 증여세 납부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신세계 구학서 사장은 정 부회장과 함께 한 자리에서 "깜짝 놀랄 만한 세금을 내고 경영권을 승계 할 것"이라는 폭탄발언을 터뜨렸다. 신세계의 이 같은 증여세 관련 결정은 투명한 기업의 이미지로 이어져 주가 상승의 계기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후 경영 승계 작업은 일사천리로 진행, 정 부회장은 지난달 단행된 정기 인사에서 직급상 두 단계 뛰어오른 부회장으로 전격 승진해 정 부회장 중심의 경영체제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알렸다. 재벌 2,3세 가운데 이처럼 정 부회장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보유주식평가액에 있어서도 최초로 1조원을 돌파하며 정 부회장에 대한 재계의 관심 또한 늘어가고 있다.    

사촌 이재용 상무와 순위 다툼 눈길

한편 정 부회장의 뒤를 이어 주식평가액 2위에 오른 사람은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 이 상무는 지난해 말 삼성전자 주가가 61만3천원으로 2005년 말 대비 7%가량 하락하고 보유주식도 소폭 감소하면서 주식평가액이 5천152억원으로 18.70% 감소했다.

정 부회장과 이 상무는 고 이병철 삼성그룹 명예회장의 외손자와 친손자. 범 삼성가의 울타리 안에서 사촌지간인 두 사람이지만, 주식재력 부문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이외 정의선 기아차 사장의 주식평가액 또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정 사장은 한때 주식평가액이 1조원에 육박할 정도였지만, 현대차, 기아차, 글로비스 등 보유 계열사의 주가가 반토막 나면서 평가액이 4천28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정 사장은 보유주식 평가액이 지난 1년간 무려 52.44% 급락하며 재벌 2세 가운데 가장 큰 평가손을 입었다. 반면 범 현대가에 속하는 정지선 현대백화점 부회장의 주식평가액은 3천330억원으로 7.7% 늘었다.그런가하면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아들(양자)인 구광모 LG전자 대리는 LG상사와 LG의 주가하락으로 주식평가액이 7.18% 감소한 1천546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재벌 2,3세 가운데 최근 눈에 뛰게 주식평가액이 급증한 사람들도 있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아들 김남호씨는 3천133억원으로 16.8% 늘었고, 장형진 영풍회장의 장남 장세준씨는 860억원으로 무려 107.12% 급등, 조현준 효성 전략본부 부사장 또한 688억원으로 59.96% 올라 두 자릿수 평가이익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