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비전 선포식' 갑자기 연기한 이유
2010-09-01 이상준 기자
[매일일보] 현대자동차그룹이 당초 1일 개최할 예정이었던 비전 2020 선포식을 전격 연기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생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 현대차그룹의 실적 증대를 대대적으로 알리기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1일 오전에 발표할 예정이었던 '현대자동차그룹 비전 2020 선포식'을 잠정 연기한다고 밝혔다. 행사장을 비롯해 사옥내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태에서 갑작스런 행사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그룹 관계자는 " 최근 정부와 사회 각 계층에서 상생을 강조하는 분위기 속에 지난 10년간 현대차가 성장한 과정을 공포하기가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기아차 임단협도 잠정 합의는 이뤘지만 아직 조합원 찬반투표가 남아 있고, 협력사 4곳도 아직 파업 중이어서 선포식을 연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선포식은 현대차그룹이 계열 분리 10주년을 맞아 향후 비전을 밝히는 형식으로 열릴 예정이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이날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10주년 기념행사로 준비한 사진전과 비전 테마 전시 등도 취소했다. 정몽구 회장도 선포식 연기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상생협력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오래전부터 계속돼 왔다. 또 향후 10년 계획을 발표하는 비전 선포식이 상생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상반된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남기고 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연기된 비전 선포식을 언제 개최할지에 대해서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