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황동진 기자] 최근 농협중앙회의 정치 후원금 강제모집 논란과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진상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계속될 전망이다.
전국농협노조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지난 8월 24일 ‘2010년 국회 농수식품위원 후원계획(안)’이란 제하의 문서(업무연락)를 각 지역 농협 기획실 대외협력팀 앞으로 이메일로 하달했다.
하달 된 주요 내용을 보면 ▲ 각 지역별 농협 직원의 국회 농수식품위 위원들에 대한 정치 후원금 기부를 조직 해달라 ▲ 후원금 기부 시, 붙임한 농수식품위 위원 후원회 계좌 현황과 함께 기획실에서 배정한 각 사업부문 및 지역본부별 후원 의원을 참조해라 ▲ 후원 목표는 각 의원별 200명, 총 3600명이니 차질 없이 행하도록 하며, 반드시 기부 현황보고를 행하라고 기재돼 있었다.
전국농협노조는 “농협중앙회의 정치 후원금 기부 강제 모집행위가 최소한의 법과 상식의 기준으로도 천부만부당한 일이며 이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최원병 회장은 공개를 사과를 해야하며 주무부서 책임자 또한 엄중히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농업중앙회 홍보실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해당 문건(업무연락)은 아무런 내부 검토 없이 담당 직원의 실수로 발송된 것으로 확인된 정식 문건이 아니다”라며 “농협중앙회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인지한 즉시 업무연락 취소 조치를 취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실수를 한 해당 직원에 대한 징계와 문책 수위에 대해서는 현재 내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농협중앙회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 일각에서는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농협법 개정안이 최대 쟁점 현안으로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농협중앙회가 법개정 관련 국회의원을 상대로 조직적인 로비를 하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농협중앙회 홍보실 관계자는 “해당 직원이 그동안 해왔던 관행대로 했을 뿐”이라며 “별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일축했다.
한편, 농업중앙회는 지난 6월에도 경쟁관계에 있는 시중 농약 판매상들이 농약을 저가로 판매하지 못하도록 농약 제조업체를 압박해 시장 질서를 어지럽혀 온 것으로 드러나 비난을 산 바 있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를 저해한 농협중앙회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45억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