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전 총리, 대선 불출마 선언

16일 오후 1시30분 서면으로 입장 밝혀…“와병설 사실 무근”

2007-01-16     최봉석 기자

고건 전 총리가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고 전 총리는 16일 ‘대통령 선거 불출마를 결정하면서’라는 제목의 기자회견문을 통해 “깊은 고뇌 끝에 저는 17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또한 오늘부터 정치활동을 접기로 한다”고 말했다.

고 전 총리는 이날 오후 1시30분께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 선거 불출마 선언을 할 계획이었으나 지지자들의 회견장 봉쇄로 인해 김덕봉 전 공보수석을 통해 서면으로 입장을 밝혔다.

고 전 총리는 서면을 통해 “그동안 저는 너무 늦지 않은 시기에 저의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누차 말씀드린 바 있다”면서 “대선의 해를 여는 새해 첫 달 지금이 그 적절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일 년 가까이, 나름대로 상생의 정치를 찾아 진력해왔다”면서 “그러나 대결적 정치구조 앞에서 저의 역량이 너무나 부족함으로 통감하고 저의 활동의 성과가 당초의 기대에 크게 못미친다는 여론의 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또 “저는 본래 정치권 밖에 있던 사람”이라며 “탄핵정국의 국가위기관리를 끝으로 평생공복의 생활을 마감하려 했으나 예기치 않게 과분한 국민지지를 받게 돼 그 기대에 부응하는 역할을 모색하며 지금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고 전 총리의 이같은 입장은 대선 불출마 선언 뿐만 아니라 사실상 정계은퇴 선언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는 마지막으로 “그동안 제게 배풀어주신 국민 여러분의 사랑과 성원에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여러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여 송구스럽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다 훌륭한 분이 나라의 조타수가 되어 하루 빨리 국민통합을 이루고 나라에 희망을 찾아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고 전 총리는 이날 정치활동 중단 선언과 함께 희망연대 공동대표와 미래와경제 자문위원직도 함께 사직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됐던 ‘중병설’과 관련해서 그는 “지난 수개월간 호흡기 질환을 치료받아왔고 현재 완치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중도국민대통합전국청장년연대(중청련)은 논평을 내고 “고 전 총리의 대선 불출마 결심에 대해 안타깝고 애석하게 생각한다”며 “그동안 한나라당의 정치독과점 체제 하에서 중도실용주의 개혁노선에 동의하는 대안세력 결집에 애써주신 고 전 총리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