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패션 메가 브랜드 향한 발걸음, SK네트웍스와 격차 넓히나

2010-09-02     황정은 기자

[매일일보] 패션계에 지각변동이 다시 일어날까. 지난 8월 패션업계에서 중견기업으로 알려진 ‘한섬’을 인수한 SK네트웍스에 이어 이번에는 LG패션이 또 한 번의 강풍을 예고하고 있다.

오는 3일 국내 최대 규모의 스포츠 매장인 ‘인터스포츠 구로점’을 오픈하는 LG패션의 구본걸 사장은 1일 이와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통해 “2015년까지 매출 1000억원 이상을 올리는 메가 브랜드를 10개 만들고, 이 중 5개를 해외로 진출시킬 것”이라고 언급했다.

올 상반기 LG패션의 매출은 약 5200억원으로 자사 관계자는 올 하반기까지의 매출이 1조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더불어 ‘10개 메가브랜드, 5개 해외시장진출’이라는 목표와 함께 2조5천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한다고 언급했다.

SK네트웍스의 경우 패션부문에서만 연매출 3500억원 가량을 기록하고 있으며 한섬을 인수할 경우 약 80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되는데 이는 LG패션의 매출기록과는 근소한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한섬을 인수하는 SK네트웍스와 함께 패션업계에서 ‘3․4위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던 LG패션이 이번 사업계획으로 SK네트웍스와의 거리를 더욱 넓힐 지에 이목이 조심스럽게 집중되고 있다.

구본걸 사장은 2015년까지 ‘10개의 메가브랜드와 5개 브랜드의 해외시장진출’을 이룰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내부적인 분위기는 2015년보다 더 빨리 이 목표를 이룰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LG패션 관계자는 “중국시장이 활성화되고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에 이 목표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며 “2015년 이전에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LG패션에서 메가브랜드로 육성하고자 하는 브랜드는 ‘헤지스’와 ‘마에스트로’, ‘닥스’, ‘타운젠트’ 등으로 아웃도어 브랜드인 ‘라푸마’는 이미 매출 1000억원을 넘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이렇다 할 스포츠 브랜드가 없던 LG패션이 국내 최대 규모의 인터스포츠 매장을 운영하는 것은 파이를 더욱 키우고, 이와 함께 주된 이유는 아닐지라도 SK네트웍스와의 거리를 넓히기 위한 의도도 되지 않겠나”라고 언급하지만 LG패션 측은 “SK네트웍스를 크게 인식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LG패션의 한 관계자는 <매일일보비즈>와의 전화통화에서 “스포츠라는 새로운 분야를 통해 고객들에게 LG패션이 줄 수 있는 가치를 주고자 했다”며 “스포츠 분야에 발을 들인 데는 이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언급했다.

한편 SK네트웍스는 지난 8월 초 거래소 조회 공시 요구 답변에서 한섬의 인수합병설을 인정했으며 이렇게 될 경우 현재 패션업계의 3위를 차지하고 있는 LG패션을 바짝 추격, 패션업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