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3위 현대건설이 시공한 현대식 신청사, 폭설과 태풍에 와르르~

2010-09-03     황동진 기자
[매일일보=황동진 기자] 국내 1위이자 세계 23위 현대건설(사장 김중겸)도 자연의 힘 앞에서는 무력했다.

현대건설이 시공한 성남 신청사가 지난 2일 거세게 불어 닥친 태풍 ‘곤파스’로 인해 시청 본관과 의회동을 연결하는 필로티 부분의 외벽 천장 마감재가 떨어져 나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출근길 한 공무원의 승용차로 알루미늄 패널이 날아들면서 차 유리창을 찍었다. 또 시청 주변 조경수 34그루가 강풍에 쓰러지기도 했다.

앞서 성남 신청사는 올 초에도 예상치 못한 폭설로 인해 신청사 본관과 시의회청사를 연결하는 9층 높이의 장식용 대형 철제봉에 대형 고드름이 지상에 떨어져 청사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황급히 대피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당시 현대건설은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예기치 못한 천재지변 때문이었을 뿐, 설계를 잘못하지는 않았다”고 일축했다.

여하튼 이쯤 되자 성남시는  단단히 뿔이 났다.

사실 시는 준공된 지 얼마 안 돼, 폭설로 인한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되었을 때만해도 그러하거니 했다.

당시 시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조사를 해봐야 정확한 원인을 알겠지만, 100년 만에 내린 폭설이었기 때문에 시공사인 현대건설의 부실시공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건물 곳곳에서 누수 현상과 지하 주자창에 균열 현상이 잇따라 발생해 이때부터 일각에서 제기해왔던 부실시공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이번 태풍 ‘곤파스’에 참아왔던 화를 터트렸다.

시는 강풍이라고는 하지만 준공한 지 10개월도 안 된 현대식 건물의 천장 마감재가 쉽게 떨어져 나간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부실시공된 것이 아닌지 자체조사에 들어갔다.

급기야 시는 부실시공이라고 판단될 경우 경기도에 판정을 의뢰, 현대건설에 건설산업기본법에 의한 벌점을 부과해 전국 관공서 입찰 때 불이익을 받도록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성남 신청사는 총 사업비 3천222억원을 투입, 여수동 7만4천452㎡부지에 지하 2층, 지상 9층 규모로 지은 건물로 지나치게 호화롭게 지어졌다는 비난을 산 바 있다.

또, 시공사 현대건설이 공사 과정에서 이대엽 전 성남시장의 친인척이 운영하는 조경업체에 하청을 줘, 특혜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