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태블릿 PC에 열광하는가

2010-09-03     황정은 기자
[매일일보] 그야말로 ‘태블릿 PC’ 붐이다. 삼성전자가 2일 유럽 가전전시회 ‘IFA 2010’에서 갤럭시탭을 공개하며 그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이같은 열기는 고스란히 나타나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삼성의 갤럭시탭과 애플사의 아이패드를 비교하는 글부터 어떤 제품을 구매해야 할 지 고민하는 모습까지, 태블릿 PC는 그야말로 현대인들의 고민의 이유를 바꿔 놨다.맨 처음 애플사에서 아이폰이 출시됐을 때, 이를 접한 고객들은 “다른 세상을 접하는 듯하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부드러운 터치감과 이전에는 접할 수 없었던 전혀 다른 방식의 휴대폰 사용법, 그리고 무엇보다 ‘애플리케이션’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누릴 수 있는 생활의 깊이가 그 이유였다.최근 국내에서도 스마트폰이 점차 활성화를 띄면서 본격적인 ‘스마트폰 춘추전국시대’가 열리는 듯 할 때, 또 다른 스마트기기의 점화가 일어났다. 바로 태블릿 PC가 그것으로 애플사의 아이패드에 맞서는 제품을 삼성전자가 구현하자 소비자들의 눈은 즐거워졌고 제품을 고르는 손은 경쾌해졌다.그렇다면 왜 이렇게 소비자들은 태블릿 PC에 열광하는 것일까. 아이폰이 처음 출시될 당시, 스마트폰이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도록 해당 휴대폰은 정말 ‘똑똑한’ 전화기 기능을 했다. 잠을 자고 있는 자신의 컨디션을 알려주기도 하고 버스가 언제 오는지 손 안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해줬다.스마트폰은 다양한 실용적 콘텐츠 이외에도 엔터테인먼트 역할까지 소화해 현대인들에게는 휴대전화이면서도 새로운 ‘장난감’이 생긴 셈이었다.◇ 무선인터넷 확산… ‘태블릿PC’ 열매사실 현재 태블릿 PC가 나오게 된 것은 전자기기의 ‘혁명’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이는 어찌보면 예견된 것일 수 있었다. 인프라의 ‘구축’ 다음은 그것의 ‘활용’이기 때문이다. 태블릿PC가 붐을 일으키는 국가는 무선인터넷 등의 인프라가 확산돼 있는 상태다. 따라서 이 망을 ‘활용’할 수 있는 태블릿PC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휴대성’으로 꼽힌다. 때문에 무선인터넷 망이 탄탄하게 갖춰지지 않았다면 제품은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휴대성을 위해서 가장 중요하게 꼽히는 요인은 제품의 ‘무게’와 ‘무선인터넷 망의 구축’이다.데이터 망에 있어서는 현재 각 이통사들이 데이터 사용가능 지역을 확대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나머지는 제품의 ‘가벼움’인데 삼성에서 출시한 갤럭시탭은 무게가 380g에 불과하다. 노트북을 위협한 제품으로 불린 넷북의 경우도 아무리 가볍다고 해도 2kg이 넘어가는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깃털같은’ 무게감이라고 할 수 있다.애플의 아이패드 역시 갤럭시탭보다 두 배가 무겁다고 하지만 그 무게는 680g에 불과하다. ◇ 다양한 활용가능성이와 같은 휴대성에도 불구, 프로그램을 구동할 수 있는 활용도가 없다면 소비자들의 관심을 잡기는 힘들다. 태블릿 PC는 영화와 음악, 게임 등이 모두 가능하며 커뮤니케이션 기능과 멀티미디어 기능, 전자책 기능 등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아이패드와 갤럭시탭 모두 전면 카메라를 탑재, 아이패드의 경우 와이파이를 통한 영상통화가 가능하다. 단, 갤럭시탭은 3G망을 통해서만 통화가 가능하다.또한 전자책의 새로운 경쟁자라고 불린 만큼 다양한 전자책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어 거리 독서족으로부터도 기대가 크다. 애플은 자체적으로 대형출판사들과 제휴한 아이북스를 통해 전자책을 제공하고 갤럭시탭은 ‘리더스 허브’라는 전자책 스토어를 구축했으며 국내에서는 교보문고의 전자책이 제공된다.◇ 소비자-기업, 모두 윈윈시장이 여기까지 형성될 수 있던 것은 무엇보다 소비자와 제조자, 그리고 콘텐츠의 삼박자가 맞아야 하는데 현재 소비자와 제조자인 기업의 시장은 어느 정도 형성된 상황이다. 소비자들도 스마트폰을 먼저 접해 터치기기에 대한 ‘감’을 살린 상태며 기업들도 이를 통한 수익이 점차 가시화되면서 앞으로는 더 많은 태블릿PC가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HP와 델, LG전자 등 대부분의 제조사들이 해당 시장에 뛰어들 전망이며 구글 역시 예외는 아니다.기업들이 시장에 손을 뻗는다는 것은 수익성에 장밋빛이 보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에 의하면 올해 전 세계의 태블릿PC 판매량은 1천200만대가 예상되며 이는 해가 거듭할수록 배 이상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급, 콘텐츠가 과제‘소비자-기업-콘텐츠’의 삼각구도에서 남은 것은 콘텐츠다. 결국 멀티미디어를 활성화 시킬 콘텐츠가 얼마나 풍성해지느냐에 따라 태블릿PC의 존폐가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그 중 대표적인 것이 전자책 콘텐츠로 현재 전자책 콘텐츠의 수가 많은 것 같으나 실제로 신간의 경우는 찾기가 힘들기 때문에 실질적인 콘텐츠는 부족한 상황인 셈이다. 하드웨어는 존재해도 그것을 채울 소프트웨어, 즉 콘텐츠가 부족하다면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이러한 가운데 일각의 우려를 사는 것은 최근 애플리케이션의 예상 수익이 점차 하락세를 걷고 있다는 점이다. ABI 리서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시장 경쟁이 치열해 짐에 따라 애플리케이션 판매 가격은 하락세를 기록 중”이라며 “대부분의 게임이 0.99~5달러 수준에 판매되고 있으며 다수의 인기 애플리케이션들은 광고 기반의 무료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이어 “이에 따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수익 창출은 점차 어려워질 전망”이라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시장 매출은 2011년 최고치를 기록한 후 하락세를 보이며, 연간 80억 달러 이하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어찌됐든 태블릿PC 시장의 열기는 아직 더 가열될 조짐이다. 이 가운데 앞으로 업체들이 어떤 제품을 출시하고 소비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