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헐값매각' 스티븐 리, 78억 세금소송 패소

2011-09-08     이황윤 기자
[매일일보] '외환은행 헐값매각'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정환(41·미국명 스티븐 리) 전 론스타어드바이저코리아 대표가 론스타펀드로부터 받은 성공보수와 유용자금의 절반에 가까운 돈을 세금으로 토해내게 됐다.

대법원 2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이씨가 서울 역삼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론스타펀드로부터 받은 성공보수에 대해 세금을 부과한 처분은 적법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이씨는 론스타펀드의 한국 투자와 관련, 2001∼2004년 132억원을 펀드 운용 성공 보수로 받았다. 그럼에도 이씨는 자신이 미국 조세 규정을 따라야 할 미국 거주자라는 이유를 들어 한국 세무당국에 소득세를 신고하거나 납부하지 않았다.

현행 소득세법은 한국에 주소를 두거나 1년 이상 거주하면 소득세를 내야 하지만 미국 거주자는 미국 조세 규정을 따르도록 하고 있다. 이는 한국과 미국이 납세자들의 이중과세 부담을 덜기 위해 체결한 협약에도 명시돼 있다.

하지만 역삼세무서는 이씨가 종합소득세를 내지 않았고, 2000∼2004년 론스타어드바이저코리아 등에서 50억여원을 횡령한 것으로 보고 가산세를 포함한 종합소득세 78억여원을 부과했다. 결국 이씨는 횡령 의혹을 부인함과 동시에 종합소득세를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그러나 1·2심 재판부는 "이씨는 2000년부터 4년동안 매년 235일 내지는 308일을 한국에서 머물렀고 이 기간 단독주택, 아파트, 아파트 분양권 등을 취득했다"며 "반드시 1년 이상 한국에 체류할 필요가 없는 직업인데 오랜 기간 한국에 머물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에 세금을 내야 한다"고 판결했다.

아울러 이씨의 횡령 사실을 인정한 다음, "범죄행위로 인한 위법소득이더라도 귀속자에게 환원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한 이는 과세소득"이라며 "횡령금원을 소득세법상 기타소득으로 판단, 종합소득세를 부과한 처분은 적법하다"고 덧붙였다. (제휴사=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