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연설 중간에 페이스 잃었다”

2007-01-24     권민경 기자
노무현 대통령이 23일 신년연설과 관련해 "중간에 페이스를 잃었다"고 말했다. 윤승용 청와대 홍보수석 겸 대변인은 24일 정례브리핑에서 "아침 보고에서 (대통령이)시중의 반응을 물었고, 시청률 보고가 있었다. 그 자리에서 그런 언급이 있었다"며 이같이 전했다. 윤 수석은 "처음부터 원고 모두를 하려고 한 것은 아니며 현장 분위기를 봐가며 뺄것은 빼고 그럴 계획이었다"면서 "주제 안배를 잘 못한 부분이 있다. 초반에 시간을 많이 소비하는 통에 정작 꼭 하고 싶은 본론 부분에서 시간에 쫓겼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또 "(이번 연설의 형식과 내용 등은) 참모들이 건의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주도했다. 참모들 사이에서는 '좀 아쉬웠다'는 정도의 거론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신년연설이 주로 남 탓으로 일관해 국민 모독이라는 말도 있다'는 지적에 윤 수석은 "막상 생중계에 들어가다 보니 대통령께서 말이 넘쳤다. 기술적으로 (국민의 아픔을 감싸는 등의) 문제가 미처 다뤄지지 못했다면 저희들 불찰이다"고 수긍했다. 그러나 윤 수석은 "참여정부 들어 민생이 도탄에 빠진 상황이라는 데 대해서는 일반인이 체감하는 것과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면서 "그렇다 해서 청년 실업이나 노숙자 아픔을 모른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된 부분이 있다. 이를 설명하려다 보니 그렇게 보여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윤 수석은 이어 "어려운 점을 풀어가기 위해 꿈과 희망을 갖자는 취지의 마무리를 지었어야 했는데 시간 관계상 그 부분을 살리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날짜 조정과 관련해 윤 수석은 "드라마 시간을 파고든 것은 아니다"며 "이틀 간격으로 일정을 잡다 보니 화요일과 목요일로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