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케이블 지상파 재송신, 방송3사 권리침해"

2010-09-08     박정자 기자
[매일일보] 종합유선방송사업자들이 케이블TV를 통해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을 재송신하는 것은 지상파 방송사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1부(부장판사 강영수)는 8일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가 "지상파채널 재송신의 대가를 지불하라"며 CJ헬로비전 등 종합유선방송사업자 5개사를 대상으로 저작권 등 침해정지 및 예방 등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케이블TV에서 지상파 방송에서 방송된 프로그램을 동시중계하는 것은, 저작인격권자인 지상파방송의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다만 지상파 3사가 저작권이 침해된 프로그램을 특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부분 청구는 각하했다.

재판부는 또 '종합유선방송사들이 법원을 명령을 어기고 지상파 방송을 재송신할 경우 하루 1억원을 배상하게 해 달라'는 지상파 3사의 청구에 대해서도 "아직 양측이 합의할 가능성이 있어 간접강제할 필요성은 없어 보인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상파 3사는 지난해 "지상파 3사의 프로그램을 실시간 재송신한 대가를 지불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종합유선방송사들은 "지상파 방송을 재전송하며 난시청해소에 기여했다"고 맞섰고, "무료 보편적 방송인 지상파 방송이 유료화를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선고 직후 한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는 "난시청해소는 지상파가 해결할 일이지 케이블방송사가 주장할 권리나 의무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케이블TV들이 범법행위는 했는데 강제할 방법이 없었던 판결이라 아쉽다"며 "향후 협상이나 추가조치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