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아우라지 유적에서 벌집모양 대형 적석유구 확인

2018-05-10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정선군과 강원문화재단부설 강원문화재연구소가 지난해 3월부터 발굴하고 있는 정선 아우라지 유적의 2차 조사 중 최근 대형의 적석유구 1기가 확인돼 학계에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강돌을 일일이 쌓아올려 축조한 이 적석유구는 내부에 벌집모양으로 총 51개나 되는 크고 작은 방을 촘촘하게 조성했으며, 내부 방을 조성한 석렬 중 가장 아랫단은 강돌을 길게 세워 단단히 보강한 것도 확인됐다.또한, 석렬 안에서 신라 시대 굽다리 접시인 대부배(臺附杯) 3점과 한성 백제 시대 토기인 단경호(短頸壺)와 토기조각이 발견됐으며, 청‧백자, 상평통보, 동물뼈(돼지, 말) 등도 같이 출토됐다.이렇게 크고 작은 방이 벌집 모양으로 여러 개 붙어있는 적석유구는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보고된 사례가 없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 이번 발굴을 계기로 앞으로 유구의 성격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이번 벌집모양의 적석유구가 발굴된 정선 아우라지 유적은 송천과 골지천이 만나는 조양강을 사이에 두고 북쪽 여량 5리와 남쪽 여량 2리의 넓은 충적대지에 조성돼 있다.
조사지역은 충적대지의 남쪽지역이다. 참고로, 지금까지 두 차례(1차 2006~2007년/ 2차 2016.3.~현재)의 발굴조사가 이루어지면서 신석기 시대부터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 다양한 문화층이 중첩되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지난해 3월부터 지금까지 진행된 2차 발굴조사에서 생활유구‧분묘유구 등 총 160여 기의 다양한 유구가 나온 상태로, 이중 신석기 시대 주거지 1기, 야외노지(爐趾, 고대 주거지의 불 땐 자리) 10기, 청동기 시대 주거지 62기, 지석묘 등 분묘유적 16기 등이 확인되면서 선사 시대 대규모 취락이 조성되었던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작년에는 석상위석식 노지를 갖춘 청동기 시대 이른 시기의 주거지 내에서 청동제 장신구가 출토되어 주목된 바 있다.
석상위석식(石床圍石式)은  주위에 돌을 돌리고 바닥에 판석을 깐 형태를 말한다.

정선 아우라지 유적은 신석기에서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구가 확인되고 있어 오랜 기간 사람들이 거주한 지역으로 판단되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발굴조사를 통해 신석기 시대부터 청동기 시대까지의 생활상을 파악할 계획이다.

이번에 새롭게 확인된 벌집모양의 대형의 적석유구를 포함해 정선 아우라지 유적 발굴성과에 대한 현장설명회는 10일 오후 4시에 개최된다.
발굴 현장은 강원도 정선군 여량면 여량리 191번지 일원(아우라지역 앞)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