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원 도박 빚이 부른 한 가족 참극
2011-09-09 이서현 기자
[매일일보] 신정환의 도박빛 루머로 떠들썩한 가운데 한 가장의 도박 빚이 한 가족의 참극을 불렀다.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9일 집 안에서 아내와 아들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김모씨(42)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김씨는 지난 2일 오전 11시께 자신의 집에서 부인 김모씨(39)와 도박 빚으로 말다툼 중 전선으로 목 졸라 살해하고 이틀 뒤엔 잠자던 아들 김모군(14)을 둔기로 내리쳐 살해한 뒤 강원도 영월 야산에 시신을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부인과 아들의 시신을 각각 헝겊과 종이상자로 감싸 손수레를 이용해 지하 주차장 차량으로 옮겼으며 본인의 승용차가 작아 시신을 싣지 못하자 승합차량을 준비하는 대범함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5일 오전 12시께 시신을 실은 차량을 타고 집을 나섰으며 이후 8일 오전 11시께 강원도 영월 야산 계곡에 나뭇가지 등을 덮어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7일 오후 1시께 아들 김군의 담임교사로부터 “김군이 며칠간 등교하지 않고 있으며 부모와도 연락이 안된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를 시작했으며 탐문조사 등을 통해 김씨를 용의자로 특정해 추적에 나섰다. 결국 김씨는 8일 오후 5시께 충북 제천시 고암동 도로상에서 신호대기 중 검거됐으며, 부인과 아들의 시신은 오후 10시40분께 강원도 영월의 야산에서 발견됐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홧김에 부인을 살해한 뒤 자살을 결심했고, 부모 없이 살아갈 아들이 걱정돼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조사결과 자동차 정비기사인 김씨는 지난 10여 년간 경마, 인터넷포커 등의 도박을 해오다 올해 초 빚이 늘어나 부담을 느꼈으며 가족에게는 빚의 존재를 숨겨왔던 것으로 나타났다.김씨는 직장동료에게 약 2억 원, 아파트를 담보로 1억3000여만 원, 사채 등 기타 5000여만 원 등 약 4억 원 가량의 빚을 졌던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경찰은 김씨가 늘어난 빚 부담으로 혼자 자살을 결심했다는 진술을 했고 지난 8월에는 온가족이 휴가를 다녀오는 등 평범한 가장의 모습을 보이는 등 정황상 계획된 범행은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경찰은 보험관계를 조사하고 있으며 조사가 끝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