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나기호·이종무 기자] 유통산업의 O2O(온라인-오프라인 연계 서비스)가 모바일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시간이나 장소에 구애 없이 원하는 서비스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에 맞는 혁신기술로 무장, 이커머스 유통산업에 도전하는 국내 스타트업은 대기업과의 공생·공존·공유 등으로 O2O 시장이 올바른 생태계와 선순환구조로 변화되길 희망한다.
<매일일보>는 급변하는 이커머스 유통산업을 5회에 걸쳐 점검하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선전하는 스타트업을 소개한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① 이커머스 전문 플랫폼, ‘상생 없이는 미래도 없다’
② “꿀카, 딜러 없는 중고차 직거래 오픈마켓”③ 마트모아 “생필품 구매 방식에 혁신을 불어넣다”④ 짐카, “혼족시대, 실용성이 무기다”⑤ ‘스타트업은 아직 배고프다’…재도전 자금 지원·다양한 활로 마련 절실과거 백화점과 마트 등 전통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만 이뤄지던 상거래가 요즘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까지 이뤄지고 있다. IT 기술이 유통산업과 만나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진 것이다.이커머스(e-commerce·전자상거래) 시장처럼 IT 기술이 접목된 유통 채널은 이제 기존 유통업체들의 운명을 결정지을 정도로 중요한 시장이 됐다.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5년 8000억달러(약 902조8800억원) 수준이던 글로벌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오는 2018년 1조4000억달러(약 1580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매년 10% 이상 성장도 전망됐다.우리나라는 지난해 이커머스 거래액 규모가 19% 가량 늘어 더 빠른 성장세를 보였는데, 실제 2015년 온라인 유통업체 가운데 이커머스 업체의 매출 증가율은 46.6%로 가장 많았다.이처럼 이커머스가 온·오프라인 유통시장을 점령하는 하나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변화하면서 전통 유통 강자로 위시되는 백화점 등이 회사의 사활을 걸고 실험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온라인 유통시장 진출과 과감한 투자를 통해 급변하는 유통시장에서 유연하게 대처해가고 있다.특히 스타트업의 유통시장 진출은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성장을 많이 한 스타트업 분야 가운데 두 번째가 이커머스였고 올해도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 중 세 번째로 이커머스가 뽑혔다.향후 이커머스 시장 역시 빅데이터를 기반한 가상현실(VR) 등 IT 신기술이 주도할 것으로 전망됐다.반면 최근 국내 이커머스 생태계의 한계도 드러나면서 첫 번째 위기에 직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커머스 기업이 기존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위협할 만큼 덩치가 커진 건 사실이지만 개성 등 차별점이 없는 탓에 적자도 무서운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실제 지난달 발표된 쿠팡과 위메프 그리고 티켓몬스터 등 국내 대표적인 이커머스 기업 세 곳의 영업실적을 보면 이들 3곳의 적자는 모두 7731억원에 달한다.공시 내용을 살펴보면,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1조91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했고 영업적자는 5600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에도 비슷한 수준인 5200억원을 나타내면서 2년간 누적 적자가 1조원을 넘었다.위메프의 지난해 매출액은 3691억원이고 영업손실액은 636억원이었다.전문가들은 포화 상태의 국내 이커머스 시장 상황에서 기존 시장을 선점하던 업체들의 위기의식에 따른 대규모 무차별적인 투자가 시장을 공멸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시장의 외형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도 “기존 시장 파이를 나눠 독과점하고 있는 업체들의 상생·소통하는 인식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현재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그리 녹록지 않다. 치열한 경쟁과 낮은 이윤, 끊임없는 신규 사업자까지 진입한 상황이다. 여기에 대기업집단 위주의 우리나라 경제는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이 외부인, 특히 스타트업에게 닫혀 있기 때문에 새로 창업하는 스타트업의 90%는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영역에 머무는 구조적인 한계도 있다. 더불어 기존 업체들의 상생 정신마저 없다면 이 시장의 미래는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투자은행(IB) 관계자는 “해외 투자자들에게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라면서도 “구조적인 한계 속에서 과열 경쟁이 지속된다면 그나마 자금력을 갖춘 대형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고 스타트업 생태계는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