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 900만t 눈앞 에틸렌 증설 경쟁…공급과잉 논란

LG화학·롯데케미칼·한화토탈 NCC 증설…각계 우려의 목소리 잇따라

2018-05-15     변효선 기자
[매일일보 변효선 기자] LG화학[051910], 롯데케미칼[011170], 한화토탈 등 국내 화학업체들이 에틸렌 설비 증설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15일 업계 등에 따르면 ‘석유화학의 쌀’이라 불리는 핵심 원료인 에틸렌은 올해 6월 처음으로 국내 연간 생산 능력 900만t 돌파를 앞두고 있다.향후 에틸렌 생산량도 증가하게 될 전망이다. 국내 업체들이 에틸렌을 생산하는 나프타 분해설비(NCC) 증설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 한화토탈은 각각 23만t, 20만t, 31만t의 에틸렌 생산 설비 증설을 추진 중이다.이들이 증설에 나선 이유는 에틸렌 시장이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면서 호황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저유가 기조가 지속 되면서 나프타를 원료로 사용하는 NCC방식의 국내 업체들은 제조 원가가 하락돼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게 됐다.그러나 일각에서는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등 해외 각국의 에틸렌 생산 규모는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중국만 해도 올해 310만t 가량의 에틸렌 생산설비를 증설할 계획이다.이 보다 더 큰 문제는 셰일가스 기반의 에틸렌 공급이다. 당장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에서는 원가 경쟁력이 우수한 셰일가스 기반의 에탄분해설비(ECC)가 신규 가동에 들어가면서 에틸렌 물량을 쏟아낼 예정이다.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공급 과잉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2017 년 중순 이후 북미 중심의 크래커 신증설이 대대적으로 단행되면서 결국 시황의 피크 아웃이 발생할 것”이라며 “실제로 2018년까지 에틸렌 증설 규모 를 그려본다면 진입하는 크래커의 수준은 2000년대 중동사태와 맞먹을 정도”라고 말했다.이어 그는 “지난 3월에는 글로벌 석유화학 컨퍼런스에서 미국 대표 화학기업 라이온델바젤의 최고경영자 밥 파텔은 북미에서만 연간 500만t 넘는 에틸렌 물량이 연중 진입하고, 이는 결국 수출로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며 “이는 ‘미국 크래커 역시 중동, 중국처럼 딜레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일거에 무너뜨리는 말인 셈이다”고 덧붙였다.앞서 남장근 산업연구원(KIET) 연구원 역시 보고서를 통해 “셰일가스 혁명에 의해 초래된 미국의 저렴한 에틸렌계 유도품 수출은 중장기적으로 국내 석유화학산업에 큰 위협요인이 될 것”이라며 “제품 차별화가 어렵고 제조원가가 주된 경쟁력 요소인 에틸렌 등의 범용제품은 국내외 급격한 변화로 경쟁력이 저하될 것이 분명하므로 산업발전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