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나, 한나라당 후보 맞아?”

“여당에 훌륭한 분 있으면 받아들여야” 주장 눈길

2008-01-29     최봉석 기자
한나라당 대권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여권 인사 영입을 주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한나라당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 골자로, 당을 현 시대에 맞게 적응력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영입가치가 있는 사람이 여당에 있으면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얘기인데, 발언에 따른 당의 반응이 주목된다.손학규 전 지사는 29일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 프로그램에 출연, “우리가 대선에서 승리했다고 생각하면 안된다”며 이 같이 밝히고, 여권의 잠재적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과 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을 영입 대상으로 지목했다.구체적으로 손 전 지사는 “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은 세계적 마인드를 갖고 있고 강봉균 전 재경부 장관은 요즘 선진국 건설을 말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세계와 미래 지향적 시대정신을 갖고 있는 분들을 적극적으로 모셔올 생각도 하고 우리 그릇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손 전 지사는 이어 “우리 편, 내 편을 가르고 내 것을 지키면 된다고 하는 것은 안된다”며 대선을 앞두고 시작된 한나라당의 ‘편가르기’를 우회적으로 꼬집으며 “칭기스칸은 ‘성을 쌓는 자 망하고, 길을 여는 자 흥한다’고 말했다. 끊임없이 길을 열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손학규 전 지사의 이날 발언은 강재섭 대표가 최근 신년회견에서 ‘여권인사 영입불가 방침’을 천명한 지 얼마 안 돼 나온 발언이란 점에서 주목된다.정치권 일각에서는 고건 전 총리의 불출마 선언 이후 지지율이 급상승하는 등 주가가 높아진 손 전 지사가 본격적으로 당과의 ‘차별성’을 강조하며 표심잡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손 전 지사는 앞서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경제정책에 무슨 차별성이 있느냐”고 말한 데 대해 “대통령 말에도 일리있는 면이 있다”고 밝혀 대통령을 ‘두둔’해 눈길을 끈 바 있다.이 발언은 학자풍이며 ‘논리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손 전 지사가 현대건설 최고경영자 출신으로 ‘거침없다’는 평을 받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기도 했다.이런 가운데 손 전 지사는 고건 전 총리의 정계은퇴 이후 여권에 확실한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범여권의 대선 후보로 가장 적합한 인물’로 주목받는 등 당안팎에서 몸값이 치솟고 있다.한편, 구체적인 여당 의원 이름까지 거론하며 한나라당에 합세할 것을 촉구하는 한나라당의 목소리는 비단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김무성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24일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평소 이념 성향으로 볼 때 조성태 유재건 강봉균 이계안 열린우리당 의원 등은 한나라당과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며 “여권 분당이 초읽기에 들어간 바로 지금 당 지도부가 적극적으로 영입 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