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페르노리카코리아, 용량 줄이고 가격 그대로...‘꼼수 가격인상’

앱솔루트 보드카 750㎖에서 700㎖ 축소에도 출고가 유지

2017-05-18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페르노리카그룹의 ‘앱솔루트 보드카’(Absolut Vodka) 가격이 오른다. 용량은 기존 제품에 비해 낮췄지만 출고가는 그대로 유지해 꼼수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페르노리카코리아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앱솔루트 보드카를 생산하는 스웨덴의 ‘앱솔루트 컴퍼니’(The Absolut Company)는 기존 750㎖ 제품을 순차적으로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700㎖로 제품 라인을 일원화하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용량이 감소하지만 출고가는 기존 750㎖와 동일하게 2만3683원으로 유지했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 대비 약 7.15% 가량 가격이 인상되는 셈이다.

프랑스 주류기업 페르노리카는 지난 2008년 앱솔루트 컴퍼니를 인수했다. 앱솔루트 보드카는 같은 해부터 국내에 페르노리카코리아를 통해 유통되고 있다.

업계는 이번 결정에 대해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꼼수라고 지적했다. 앞서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실적 부진 타개책으로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지만 판매량이 급감하자 우회적인 방법으로 가격을 올렸다는 것이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지난해 ‘임페리얼 네온’ 가격을 5.8% 인상한 바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저항 심리와 새 정부가 들어서는 등 직접적인 가격 인상에 대한 위험이 커지면서 꼼수로 가격을 올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지난해 6월 실적 악화를 이유로 수장을 교체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실적 개선은 요원한 상태다.

6월 결산인 페르노리카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055억원, 4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2%, 83% 급감한 수치다. 이 때문에 업계 2위 자리를 골든블루에 내줬다.

페르노리카코리아 관계자는 “앱솔루트 보드카는 글로벌 본사의 정책으로 전 세계에 유통되는 모든 제품이 모두 스웨덴에서만 생산된다”며 “최근 들어 스웨덴 현지 물가 상승과 원부자재 가격 변동 등의 요인으로 출고가격을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