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親朴 나서지 말라” 거듭 당권 견제구
정우택 “친박 배제된 지도부가 바통터치” 사실상 洪에 힘 실어줘
2018-05-21 조아라 기자
[매일일보 조아라 기자] 자유한국당의 대선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21일 “친박(친박근혜)은 나서지 말라”며 당권 경쟁에서 경고를 보냈다. 한국당은 이번주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일정을 확정할 예정인 가운데 친박계의 지도부 입성을 막으려는 당내 세력과의 알력다툼이 일 것인지 주목된다.홍 전 지사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같이 탄핵된 세력들이 또 다시 준동한다면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 몇 안되는 친박이 한국당의 물을 다시 흐리게 한다면 당원들이 나서서 그들을 단죄할 것”이라고 밝혔다.홍 전 지사는 대선 패배 후 미국으로 출국했지만 연일 SNS로 친박계에 날선 비판을 쏟아내면서 차기 당권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는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치열한 서민정신으로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이번 대선을 계기로 국민이 준 마지막 기회를 우리는 ‘신 보수주의’ 기치로 다시 일어서야 한다”고 애둘러 친박계에 2선 후퇴를 요구한 바 있다.반면 이에 맞서 홍문종, 한선교, 원유철 의원 등 친박계를 대표해 당권에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점쳐지면서 이들 간의 갈등이 밖으로 표출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이와 관련 정우택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친박은 제발 나서지 말라”며 “친박이 배제된 지도부가 바통을 이어받아 달라”고 밝혔다. 애초 정 원내대표는 홍 전 지사에 각을 세우며 당권도전을 경계했지만 이날 자신의 거취와 관련 ‘바통터치’라고 언급하면서 당권도전보다는 비박(비박근혜)계의 당권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그는 자신의 역할론과 관련 “문재인 정권을 견제해야 할 야당 원내지도부의 역할이 절대 가볍지 않다”고 강조하면서도 “최근 준동하는 일부 친박은 적어도 20대 국회에서는 조용히 있어야 옳다”고 거듭 친박계에 날을 세웠다.정 원내대표가 당권도전 의지를 접고 비박계인 홍 전 지사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는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이 깊다. 내년 지방선거 전 바른정당과의 보수통합을 추진하거나 24%에 그친 대선 득표율에서 보수결집을 다시 한 번 꾀하기 위해선 친박 지도부보다는 비박계가 전면 나서야 유리하기 때문이다.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도 친박계 지도부에 강력한 반발을 예고하고 있다. 바른정당 탈당파인 김성태 의원은 지난 19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최순실 국정 농단을 비호하면서 눈을 감고 호가호위했던 세력과 싸우겠다”며 일전을 예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