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내 안경 사라질까...英 연구진, 근시 유발 유전자 규명

2011-09-15     이서현 기자
[매일일보] 앞으로 10년 안에 지구상에서 안경쓴 사람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될까.

과학자들이 근시를 유발하는 유전자를 발견해냈다고 영국 BBC 방송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세계에서 가장 많은 눈 질환인 근시를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방안이 개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BBC는 덧붙였다. 그렇게 되면 안경은 과연 역사의 유물이 될 것인가?

영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이미 어릴 때부터 근시가 된다. 영국 전체 성인 중 약 3분의 1이 근시이다. 싱가포르에서는 전체 성인의 80%가 근시환자이다. 그러나 영국 연구진들은 10년 이내에 근시 환자 수를 줄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 킹스칼리지의 크리스 해먼드 박사가 이끈 연구진은 근시를 일으키는 유전자를 규명해냈으며 이를 막는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근시를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가족력이다. 부모 중 한 명 또는 부모 모두가 근시일 때 그 자녀가 근시가 될 위험이 매우 높다. 그러나 지금까지 어떤 유전자에 의해 근시가 자녀에게 유전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었다.

런던 킹스칼리지 쌍둥이연구소의 연구팀은 12년 간 4000쌍의 쌍둥이들을 조사한 결과 RASGRF1이라는 유전자가 변이될 경우 근시가 생긴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와 별도로 네덜란드에서도 근시와 관련된 또다른 유전자를 밝혀냈다. 해먼드 박사는 여러 개의 유전자가 근시에 연관돼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근시는 안구가 비정상적으로 크게 자라나 망막에 초점이 정확하게 맞춰지지 않게 됨으로써 일어난다. 해먼드 박사는 이 같은 안구의 비정상적인 성장을 막으면 근시 발생을 억제할 수 있으며 그러한 치료제 개발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근시가 가족력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대의 생활습관 역시 근시를 늘리는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이다. 집안에서 생활하고 컴퓨터를 지켜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근시 환자도 크게 늘어났다. 공부를 많이 하는 것도 근시를 촉진한다. 교육열이 높은 동북아시아 지역에서는 근시환자가 전염병처럼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해먼드 박사는 근시예방법이 개발되면 안경을 쓴 사람들의 수가 급속히 감소하기는 하겠지만 그렇다고 안경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근시를 완전히 근절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근시 치료가 가능하더라도 노후에 찾아오는 원시는 어쩔 수 없다. 게다가 요즘에는 안경이 패션으로서의 기능도 갖게 됐다. 결국 안경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란 주장은 과장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