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각 부처, 文 정부 국정철학 제대로 이해 못해”

개혁과제 속도 요구

2017-05-29     조아라 기자
[매일일보 조아라 기자] 정부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의 김진표 위원장이 29일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현 정부의 관료들이 제대로 느끼거나 공감하지 못한 측면이 많다”며 업무보고를 하는 정부관료들을 꼬집었다.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통의동 국정기획자문위 사무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참석해 “부처의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느꼈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같은 김 위원장의 발언에 정치권에선 문재인 정부의 개혁과제 안착을 위한 ‘회초리’를 든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이어 “촛불민심을 받드는 것이 중요한 과제인데, 공직자들이 이 점에 대해 우리와 감이 다르다”며 “새 정부의 기조인 좋은 일자리 창출을 통한 성장·고용·분배의 '골든 트라이앵글(황금삼각형)'에 대해서도 관료들의 이해도가 국정기획위 자문위원들보다 낮은 것 같다”고 일주일 간의 각 부처 업무보고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심지어 그는 “자기반성을 토대로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바꾸려는 진정성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며 “대체로 기존 정책의 길만 바꾸는 '표지 갈이' 같은 모습이 많이 눈에 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또 “조직 이기주의가 아직 남아 있다. 부처에 유리한 공약은 뻥튀기하고, 불리한 공약은 애써 줄이려고 하는 것이 눈에 띈다”며 “우리 위원회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아주 크고 언론의 관심도 높다. 국민도 여러분이 고생하는 것에 대해 무한신뢰를 보내고 있다. 같이 짐을 지는 자세로 일해주면 감사하겠다”고 강조했다.한편 국정기획위 업무보고의 정보보안 문제도 이날 다시 한번 거론됐다. 김 위원장은 “몇 개 부처 업무보고가 국정기획위에 전달되기 전 보도돼 당혹스러웠다”며 “토론을 통해 많은 게 바뀔 수 있어서 확정된 정책처럼 알려지면 정부 신뢰가 크게 떨어진다”고 내부단속을 강화해달라고 주문했다.김 위원장은 이후 일정과 관련해 “30일 예정된 공공부문 일자리 부처간 합동 업무보고를 시작으로 4차 산업혁명 등을 주제로 합동 회의를 계속하겠다”며 “남은 한 달 동안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주마가편의 심정으로 업무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달라”라고 덧붙였다.이와 관련 박광온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적극적으로 공약을 해석해서 이행방안을 마련한 부처가 있는가 하면 좀 소극적으로 임한 부처가 있었다. 어디라고 말하진 않았지만, (각 평가가 분과위원장들의) 평가는 대체로 일치한다”고 설명했다.다른 자문위에서도 새 정부의 연착률을 위해 속도감있는 정책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이날 전체회의에 앞선 원자력안전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개호 경제2분과위원장은 “근본적으로 원자력 정책을 재검토 하겠다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분명한 메시지다”라며 “단계적으로 원전 중심의 발전소를 폐기해나가겠다는 게 분명한 뜻 아니겠나. 그런 측면에서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어떤 스탠스를 가져가야 할 것인지 빠른 시일 내에 분명한 방향 정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