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무산 소식에도 삼성·현대차 펀드 '고공행진'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 여전
“상법개정안 국회 논의 토대 마련”
2018-05-30 김현정 기자
[매일일보 김현정 기자] 삼성과 현대차 등의 지배구조 개편 이슈에 관련 그룹주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수익률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삼성이 지주사 전환 '무산'을 발표했고 현대차는 관련 논의를 부인하고 나섰지만 시장의 기대감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다.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기업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이 일었고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따른 주주 이익환원 확대 등의 가능성도 논의되고 있다.30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삼성그룹주에 투자하는 29개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22일 기준)은 평균 15.62%로 집계됐다. 그중에서도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KINDEX삼성그룹주SW상장지수(주식)이 22.30%로 가장 성과가 좋았다.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TIGER삼성그룹상장지수(주식)이 21.15%로 뒤를 이었다.현대 관련 종목에 투자하는 그룹주 펀드 7개의 연초 후 수익률은 평균 9.75%를 기록했다. KB자산운용의 KB삼성&현대차그룹플러스자(주식)A클래스가 16.93%로 가장 수익률이 높았고 IBK자산운용의 IBK삼성&현대차그룹나눔매수&목표달성1[주혼]종류A가 14.17%로 뒤따랐다.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 이후 국회에서 자사주 관련 상법개정안을 본격 논의할 토대가 마련됐다고 본다.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인적분할 포기와 보유 자사주 소각 이후 국회의 관련 상법개정안 추진 부담이 상당히 줄어들었다”며 “정치권 내 공감대는 과거보다 높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기업 분할 시 자사주 소각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자사주 의결권 부활은 국내에만 있는 관행”이라며 “법안 통과 여부와 시기를 예단할 수는 없지만 정부의 정책 방향성이 뚜렷하고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을 계기로 유휴자산인 자사주 활용에 대한 주주들의 요구가 늘어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현대차그룹은 지주사 전환 방식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시장에서는 확신하는 분위기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정부 출범으로 기존 대기업들에 대한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며 “발의된 법안들이 통과돼 실효성을 갖기 전에 현재 4대 대기업 그룹사 중 유일하게 경영권 승계와 순환출자, 지주사 전환이 맞물려 있는 현대차그룹이 지주사 전환방식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만약 현대차가 투자사와 사업사 분할을 통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할 경우 목표주가가 20만원 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다”며 “현대차 그룹이 분할 및 합병을 통해 지주사 전환한다면 현대차의 합산 가치는 49조1000억원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재벌 개혁을 강조해 온 김상조 한성대 교수와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각각 공정거래위원장과 청와대 정책실장에 임명되면서 기업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도 주가를 상승세로 이끄는 요인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