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지원나선 카드사, 이번에는 살리나
KB국민카드, 빅데이터 활용 소상공인 지원
소상공인 “문제는 카드 수수료 협상권”
[매일일보 김형규 기자] 카드사가 골목상권 살리기에 나섰다.
KB국민카드는 31일 서울신용보증재단 및 한국국토정보공사와 함께 ‘상권분석 서비스고도화 공동 연구를 위한 업무 협약’을 맺고 서울시 골목상권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공동연구를 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카드사와 공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빅데이터 △연구인력 △노하우 △인프라 등을 공유하게 됐다. 이로써 서울시 소상공인들이 상권 관련 각종 정보와 서비스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되며, 카드사와 공공기관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공동 과제를 도출해낼 수 있게 된다.
이와 더불어 △KB국민카드의 가맹점 정보 및 매출 정보 △서울시가 축적해 온 공공 데이터 △한국국토정보공사의 공간 정보를 상호 결합해 더 정확하고 활용도 높은 데이터를 소상공인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이번 협약으로 서울시 골목상권 예비 창업자와 소상공인에 최적화된 상권분석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소상공인을 위한 공익 목적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이를 이용해야할 소상공인들의 시각은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기존에도 상권분석에 대한 자료는 충분히 있다”면서 “가장 큰 문제는 카드수수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카드가맹점단체에 카드수수료협상권을 부여하는 것은 여신전문금융업법에도 근거규정이 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여신금융협회와 간담회를 통해 문제를 풀어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소상공인은 “그동안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보여주기식’ 카드수수료 인하 외엔 항상 외면당했다”면서 “카드수수료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소상공인들은 이러한 카드사 수수료 문제로 인해 지난 20일에는 직능경제단체총연합회, 소상공인연합회, 골목상권소비자연맹,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4개 단체 회원이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카드 수수료 인하 촉구’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2016년부터 적용된 가맹점 수수료 인하방안은 연매출별로 구간을 나눠 우대수수료율을 인하한다고 했다”면서 “하지만 소상공인들의 경우 매출은 높아 보여도 이익률이 크게 낮아 전혀 효용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연합회장은 이어 “연매출 5억원 미만의 중소가맹점은 수수료율 1% 이하, 3억원 미만은 0.5% 이하로 일괄 인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상공인단체와 카드사간의 ‘소상공인 살리기’ 지향점이 서로 달라 앞으로 합의점을 찾는데 난항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