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추진, 다자간 경제협력으로 풀어야”
남북교역 구축 대비, 법·제도적 기반 마련해야
2017-06-12 나기호 기자
[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한반도를 중심으로 미국과 중국 간 진행되는 패권경쟁이 고조되는 가운데 주변국과 다자간 정치·경제 협력을 통해 남북경협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12일 중소기업연구원 김상훈 연구위원이 발간한 ‘남북경협의 물꼬, 다자간 경제협력으로 풀어야’라는 보고서에는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경쟁, 북한의 도발 등에 따른 역내 지정학(地政學)적 위기가 심화되면서 한반도의 통일 논의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이어 미국의 경우, 자국 주도의 질서 재정립을 위해 힘의 중심축을 아시아로 이동시키며 역내 지정학적 위기를 심화시키고, 중국은 강력한 군사력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힘을 확장한다고 설명했다.김 연구위원은 “극동·환동해 지역에서 전개되는 다자협력에 적극 참여해 한반도의 지경학(地經學)적 가치를 높이고 이를 통해 생산과 소비가 고밀도로 형성·연결되는 남북경협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최근 러시의 극동개발 사업을 중심으로 주변국 이해관계가 집중되고 있다.김 연구위원은 중국, 일본 등의 적극적인 진출로 한반도가 가지고 있던 지경학적 이점이 감소한 상황이며, 한국은 남북관계의 불확실성과 북한과 연계된 모든 협력사업의 추진 근거와 명분을 상실하면서 다자협력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복원, 한국의 러시아 극동선도개발구 진출 등 다자간 인식의 공유와 협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사업으로 한·중·러·일 북극항로 공동 개발, 한·북·중·러 혁신 클러스터 구축 사업 등의 필요성을 제시했다.김 위원은 “다자협력이 진행되는 동안 남북경협 재개를 대비한 법·제도적 기반 구축이 필요하다”며 “개성공단 사업의 재개 및 고도화를 위해서는 입주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피해보상, 임금지급 제도의 개선, 최저임금 인상 상한제 폐지,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을 위한 대외 협력 강화, 제3국 기업의 개성공단 진출 및 투자를 위한 장치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한편 문재인 대통령의 새 정부가 햇볕정책 승계 의지를 밝히면서, 적극적인 대북정책, 다자협력 시행을 발표한 바 있다.대선 공약집에 따르면 한반도 내부적으로는 동해권과 서해권 그리고 내륙지역을 남북한이 공동 개발하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축을, 대외적으로는 주변 4국과의 협력외교를 강화해 다자안보 및 경제공동체를 통합하는 ‘동북아더하기 책임공동체’ 형성 수립을 대북·대외정책으로 내놨다.김 연구위원은 “남북관계, 남북경협 복원은 어느덧 한국의 정치적 결단만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가 되었으며, 햇볕정책 추진 역시 관련국과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