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투신 “기껏 구조했더니 자살…” 허탈

2007-02-03     매일일보

인천 지하철 선로에 뛰어든 노인을 역무원이 구조했으나 노인은 집으로 돌아가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3일 인천광역시 지하철공사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9시 23분께 인천지하철 부평구청역에서 노인 A(75)씨가 승강장 앞쪽에 서있다 갑자기 선로로 뛰어들어 전동차가 들어오는 방향을 향해 뛰어가자 당시 순회근무 중이던 조봉호(45) 부역장이 이를 목격, 선로에 내려가 전동차를 멈추게 했다.

열차는 A씨가 떨어진 지점의 40m 앞에서 비상 정차해 다행히 A씨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조 부역장이 구조 직후 A씨를 병원에 데려다 준 뒤 오후께 안부를 묻기 위해 전화했을 때 조 부역장은 A씨 아들로부터 A씨가 결국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

유가족에 따르면, A씨는 평소 치매를 앓고 있었으며, 사건 당일도 이를 비관해 지하철에 투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A씨를 구조했던 조 부역장은 “노인을 빨리 구해야겠다는 생각에 위험하다고 느낄 새도 없이 함께 선로로 뛰어들었는데 결국 돌아가셨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