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문재인 정부 5년, 부동산 정책의 ‘시금석’

2017-06-18     이상민 기자

[매일일보 이상민 기자] 정부가 이번 주 내 대출 규제를 포함한 부동산 안정화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는 물론 국민들의 눈과 귀가 정부가 내놓을 대책에 쏠려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발표라 온 나라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듯하다. 새 정부가 앞으로 5년 동안 부동산 시장을 어떻게 관리할지 엿볼 수 있는 ‘시금석’의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동안 수많은 정부에서 수많은 부동산 정책을 내놓았지만 시장의 반응이 정책의 의도와는 다르게 작동하는 것을 종종 목격해왔다. 상아탑 속에 갇힌 이론이나 원론에 입각한 이상론이 시장에서는 비현실적이거나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그리고 어쩌면 정책의 완벽성 보다는 시장에 어떤 시그널을 주느냐가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는 명제를 깨닫게 한다. 다시 말해 제도 자체의 완벽성도 중요하지만 정책의 의도와 지향점을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이해시키고 공감하게 하는 소통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대한민국 경제호(號)의 새 선장이 된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지난 15일 기자들과 만나 시장 위축에 대한 우려를 심도 깊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수요자의 거래가 위축되지 않도록 선별적이면서도 맞춤형 대책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그는 “부동산시장은 살아 움직이는 생물 같아서 깔끔하게 마무리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대책을 낸 뒤에도 시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각 시나리오에 맞게 추가로 필요한 대책을 가져가겠다”고도 밝혔다.

참으로 의미심장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한번 꺾인 부동산 심리는 쉽게 다시 달아오르지 않는다. 더구나 우리 경제에서 부동산 시장이 갖는 영향력과 일자리 창출 효과를 생각한다면 안일하게 부동산 시장에 접근해서는 ‘백전백패(百戰百敗)’일 수밖에 없다.

‘김동연호’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홀라당 태워버리는 우(愚)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도 같은 날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규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금융규제는 지역별, 대상별 맞춤형 규제가 이뤄져야 한다”며 선별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극심한 침체에 허덕이던 2014년 8월 부동산 시장을 부양하기 위해 시행됐던 LTV·DTI 완화 조치가 일몰을 예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LTV·DTI 완화 조치 이전으로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정부의 새 경제팀은 일률적인 규제 강화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를 반영해 지역별, 계층별로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이른바 ‘핀셋 규제’룰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책 발표 전 새로운 정책이 가져올 여러 가지 효과를 최대한 심도 있게 검토해보기를 바란다. 섣불리 시장에 개입했다가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고 그것을 되돌리기에는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새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정말 대한민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부동산 투기는 잡는 묘책이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