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악+발레 ‘아리랑별곡’, 예측불허 춤판 열린다

2017-06-20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충북 음성군은 국내최정상 여성농악단 연희단팔산대와 서울발레시어터를 초청해 23일 저녁 7시30분 음성문화예술회관에서 ‘아리랑별곡’을 선보인다.

충북음성은 전통적인 한국의 농악과 서양적 발레가 나눔의 농경문화를 상징하는 거북놀이가 성행했고 거지광대라 일컬어지는 판소리 중고제 시조 염계달이 득음한곳이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11월 한국문화재재단이 농악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2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작품이다.두 단체가 함께 펼치는 공연은 ‘아리랑별곡’과 ‘당산벌림’으로 모두 초연작이다.

아리랑별곡’은 정선 아우라지에서 출발해 충주 탄금대와 목계나루를 거쳐 서울 마포나루까지 소나무를 운반하는 떼꾼들의 목숨을 건 래프팅, 사랑과 이별, 또다시 일확천금을 꿈꾸며 떼를 타는 순환의 인생을 화려한 격정으로 표현해 낸다.

당산벌림’은 경기도와 충청도의 농악에서 나오는 진법(陣法)의 하나로 ‘ㄷ’자 대형으로 서서 ‘ㄷ’자 안을 무대 삼아 독무나 군무를 선보이는 대목이다.

발레의 기본은 군무지만 탁월한 솔리스트가 있는 것처럼, 군무인 농악도 ‘수장구’ ‘수법고’라는 각 악기의 수장이 솔리스트가 돼 독무를 선보인다. ‘ㄷ’자 무대에 농악단원을 내보내고 또 발레단원을 맞이하며 활달하고 정교한 테크닉, 비트가 중심이 된 현란한 공간이 마련된다.

아리랑별곡’의 안무를 맡은 제임스 전은 “정선아리랑이 가지고 있는 느낌과 의미를 춤으로 살리려고 했다. 뗏목을 모는 떼꾼들의 순환에 주목해 사랑과 이별, 그리고 허무의 고리를 춤으로 형상화했다”고 밝혔다.

특히 무용수들은 발레의 대표적 의상인 ‘로맨틱 튀튀’를 입고 나와 농악 의상과 절묘한 대비를 이뤄 색다른 시각적 즐거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연희단팔산대가 꾸미는 김운태 단장의 채상소고춤, 문굿, 판굿, 장한몽과 서울발레시어터의 각설이타령, 도시의 불빛은 합동공연은 아니지만 눈여겨볼 만하다.

기획과 연출을 맡은 진옥섭(제58회 한국민속예술축제 예술감독) 한국문화의집 예술감독은 “농악과 발레는 춤 중에서도 서로 가장 먼 거리에 있는 장르다. 하지만 오로지 근육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에서 가장 가까운 장르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둘 사이의 절묘한 어울림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농무나 발레 모두 체력이 안 되면 할 수 없다”며 “무대화를 꿈꾸며 단련된 여성 농무인들인 연희단팔산대와, ‘본 대로 느낀 대로 다 표현할 수 있다’는 의지로 오랜 무대를 다져온 서울발레시어터가 근육질로 구동한 ‘질풍노도’를 보여줄 것”이라고 장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