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인수전 결국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 대결 구도로
2010-10-01 양은희 기자
1일 채권단에 따르면 현대건설 인수의향서 접수 마지막 날인 이날 현대그룹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7일 일찌감치 인수의향서를 접수했다.
일각에서 제기됐던 사우디아라비아 기업 등은 인수의향서를 내지 않은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현대건설 인수의향서 접수가 마감되면서 지금까지 물밑작업으로만 진행됐던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의 현대건설의 인수 경쟁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이 고 정주영 회장의 맏아들이라는 '적통' 명분에 더해 신성장 동력 육성 등 '사업성'을 내세워 현대건설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2001년 경영악화로 채권단에게 현대건설을 내준 현대그룹은 이후로 현대건설 재인수 의지를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고 정주영 회장이 현대건설을 고 정몽헌 회장(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남편)에게 물려준 만큼 다시 그룹이 건설을 되찾아 와야 한다는 명분과 함께 현대상선, 나아가 그룹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현대상선의 지분 8.3%를 가지고 있는 현대건설의 인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의 4조~5조원대의 자금력에 한참 못 미치는 1조5000억원대의 현금성 자산 보유로 건설 인수 자금 마련에 대한 우려 섞인 지적이 많았다. 현대건설의 인수가격은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함해 3조5000억~4조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현대그룹은 이날 독일의 하이테크 전문 엔지니어링 기업인 'M+W그룹'을 전략적 투자자로 유치해 자금 마련 방안을 가시화 하면서 이러한 우려를 일부 해소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현대건설 인수의향서 접수가 마감됨에 따라 한국정책금융공사와 외환은행 등 9개 기관으로 구성된 현대건설 채권단은 채권단이 보유한 현대건설 주식 3887만9000주(34.88%)에 대해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채권단은 11월12일까지 본입찰을 실시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연말까지는 본계약을 체결해 현대건설의 새주인을 가린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