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성 사장 "모든 협력사가 이익내는 것이 '공정'은 아니다"

2011-10-03     양은희 기자
[매일일보]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은 "삼성전자가 성장하는 만큼 모든 협력사가 이익을 낼 수 있도록 지원은 하겠지만, 결과는 스스로에게 달려있다"며 "모두가 이익을 내는 방법은 존재할 수도 없고, 이는 공정하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최 사장은 지난 1~2일 이틀간 강원 원주 오크밸리에서 삼성전자 사장단은 물론 1, 2, 3차 협력사 대표들까지 대거 참석한 가운데 열린 '협력사 동반성장 대토론회'에서 "협력사는 적어도 차별화된 기술 하나는 갖고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상생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상생관계는 신뢰가 중요한데,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상생도 어렵다.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실력을 갖춰야 진정한 동반자가 된다"고 말했다.

특히 최 사장은 최근 전 세계에 만연한 아웃소싱 경향을 지적하면서 "객관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쟁의 틀 자체가 이미 국내가 아닌 전 세계로 바뀐 상황에서, 대기업이 무조건적으로 협력사를 봐주는 환경은 결국 모두의 경쟁력을 갉아먹는다는 얘기다.

협력사들 사이의 상생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미 매출액 1000억원이 넘는, 사실상 '을'이 아닌 '갑'인 협력사들이 많은 상황에서 이를 삼성전자와 협력사들간 상생 문제로 단순화하긴 힘들다는 뜻이다.

최 사장은 "삼성전자와의 관계에서는 을이지만, 사회 전체로 보면 갑과 같은 협력사들도 많다. 상생 이슈는 나아가 협력사들간의 문제이기도 하다"며 "이는 책임전가가 아니다. 협력사들간에도 많은 문제가 산재해 있는 것 봤다"고 진단했다.

최 사장은 또 "삼성전자는 협력사의 경쟁력이 곧 완제품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업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며 "아직 모든 협력사들이 똑같이 상생경영의 결과를 공유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글로벌 경쟁은 단일 기업간 경쟁이 아니라 기업 네트워크 또는 기업 생태계간 경쟁인 만큼 상생을 넘어 동반성장으로 가야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최 사장은 이번 3분기 실적에 대해서도 간략히 거론했다. "구체적으로 수치를 말하기는 힘들지만, 선진국 경기가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선방했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올해 3분기 삼성전자가 전기 수준인 5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