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대통령은 환경단체 대표가 아니다

2017-07-03     송영택 기자

[매일일보]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가동 중단, 4대강 보 상시 개방, 신규 원전건설계획 백지화, 사드 배치 전 환경영향 평가 등 얼핏 보면 환경단체들의 주장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사항으로 정부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심각한 것은 해당 정책을 추진하면서 과학과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6일째 미세먼지 감축 응급대책으로 30년 이상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일시 가동 중단을 지시했다. 내년부터는 3~6월 4개월간 가동 중단이 정례화 되고, 노후 석탄화전 10기는 임기 내 모두 패쇄 할 계획이다. 그러나 석탄발전소가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도 아니고, 최근 10년간 반으로 줄었으며, 미세먼지를 줄이려면 지상 도로 물청소를 하는 것이 주효하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녹조발생을 줄이기 위해 4대강 보 문을 개방해서 물을 흘려보내는 결정도 과학에 기반한 것이 아니다. 녹조 발생의 주요인은 유기물 유입, 온도상승 등이다. 그렇기 때문에 물의 양이 많을수록 녹조가 발생하지 않는다. 유속의 영향은 그리 크지 못하다. 4대강 보 근처에 농사를 짓고 있는 사람들은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있는데, 환경단체의 주장을 받아들여 가뭄이 심한데도 가둬 놓았던 물을 흘려보내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안보차원에서 전 정권에서 배치결정이 난 고고도미사일체계(THHAD)에 대해서 환경영향 평가 절차를 거쳐 이미 배치된 2기 이외에 나머지 4기 배치를 결정하겠다고 한다. 안보보다 환경이 더 중요하다는 가치 판단에서 나오는 것으로 안보관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다.

문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 추진은 가장 심각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19일 고리 원전 1호기 가동 영구정지 기념행사에 참석해 “고리 1호기의 가동 영구정지는 탈핵 국가로 가는 출발이다.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가는 대전환”이라며 “2011년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2016년 3월 현재 총 1368명이 사망했고, 사고 이후 방사능 영향으로 인한 사망자나 암환자 발생 수는 파악조차 불가능한 상황. 원전이 안전하지도 않고 저렴하지도 않으며 친환경적이도 않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단정했다.

일본 정부는 1368명이란 사망숫자가 어디서 나온 것인지 몰라 당황하면서 우리 정부에게 항의를 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직접적으로 사망한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게 사실이다. 지진에 의한 쓰나미로 인해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지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 아니다.

문 대통령은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을 거론 하면서 당면한 위험에 직시해야 한다면서 원전사고에 대한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원전은 안전하고 효율적인 운영을 세계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그래서 아랍에미리트에 수출도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신규 원전 건설계획은 전면 백지화하고, 원전의 설계수명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나아가 수명을 연장해 가동중인 월성 1호기는 빨리 패쇄하고, 건설 중인 신고리 5, 6호기는 공사를 일시 중단하고 시민배심원제도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의 백년대계 에너지정책은 대통령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국민의 재산과 생명, 국가산업은 고려하지 않고 환경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안타깝다.